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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러브(안성기 이하나 주연 영화)를 보고

guem56 2010. 1. 19. 11:34

 한겨울 추위가 매서워 사람들이 거리에 뜸해도

영화관은 붐빈다. 

 

복잡한 지구를 떠나 멀리 별나라 개척을 떠난 (아바타)를 보러

더러는

요괴를 잡으러 다니는 전우치를 만나려 사람들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일요일 예매없이 가운데서 편히 볼 수 있다는 장점과

안성기 같은 중견 배우가 나오면 스토리가 어느 정도 있어서

보고 나서 크게 낭패는 없을 거란 생각에 페어 러브를 보게 되었다.

 

거기 나온 여배우가 어서 본 듯은 한데 이하나란 이름만 기억이 되었다

며칠 후 나는 이하나가 영화(식객)에 출연한걸 알았다 그 영화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것인데, 사람 못 알아보는 내 눈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 스스로 답답하다.

 

페어러브는

흔한 소재는 아니나 있을 수 있는 허구이며

그런 평범한 스토리를 액션이 별로 없이 대사에 의존해 영화 전체를 끌어가니

 

안성기와 이하나의 대사가 얼핏 들으면 내용이 없는 듯 하나

사람의 일상이란 사실 그보다 훨씬 무의미한 대사로 채워진다 생각하니 작가가 보이지 않는 공력을 들인 것은 분명하다.

 

이 영화는 흥행면에서 실패할 듯하다. 나의 예감은 그러하다

다만 점수는 넉넉하게 주고 싶다

 

초저예산 영화같은데 싼티가 나지는 않는다

야외촬영장소도 꾸밈이 없어서 좋다

 

큰 갈등없이 잔잔하게 끌어가는 것은 감독의 기술이다.

카메라 수리하는 직업인데 카메라 수리라든가 사진에 관해 좀더 건드려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이 영화에서 어색한 부분은

하나와 또 다른 러브라인에 있는 사람이 안성기 조카라는 점과

안성기와 갈등이 있을 때 이하나가 다른 남자친구를 찾아가는 장면이다.

 

나는 일상화된 삶에 갇혀버린 중년 남자가 사랑이 찾아온들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개인의 한계를 구경한 것이고

아마 세상살이가 다 저렇게 좋게 말하면 잔잔하고

어찌 보면 시들할 수 밖에 없음에 공감하고

 

부모 잃은 여대생이 이리저리 정처없는 두뇌에서의 방황이 생활의 압박과 함께 하리란 것을 이해한다

 

영화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와서 나는 영화본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았으며

폭력이든 반전이든 자극이 강해야 살아남는 시대에 저런 영화가 상영된 사실에 대해 좀 신기해 하였다

 

추운 일요일날 오후 한나절이 그렇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