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178

착각

어느 땐가 저 책을 힌 번 사서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책이 내 손에 올때까지 조바심을 내다가 책을 마주해서 삼백쪽 분량에 스무쪽 정도 읽고는 어디 책꽂이에 모셔 놓았다가 서너해 뒤 그 책이 여기 있었구나 한 적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날 책들의 알멩이는 멀쩡한데 책의 묵직함이나 가벼움을 알아보는 눈썰미 수준이 좀 싸구려가 아닌가 또한 책을 어느 정도는 붙들고 앉아있어야 하는데 주의가 산만하거나 앉으면 누우려는 게으름도 두툼한 듯 하다 아무튼 앞으로 석달 또는 삼년 책들은 저만차 즈덜끼리 살라 하고 잠을 더 열심히 자야겠다

글과 삶 2023.12.11

나이팅게일 톨스토이 세바스토폴 이야기

먼산에 눈이 녹아 희끗희끗한 흔적이 봄기운에 차츰 밀려날 무렵 매화학교에 입학을 했다 초가지붕에 모기장같은 철망 창이 있는 그런 교실이었다 2학년 무렵인가 국어책에서 나이팅게일을 배웠다 두가지 의문점이 해결이 되질 않았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 나이팅게일은 아군 뿐 아니라 적군까지도 잘 치료해 주었다.... 백의란 무엇이뇨.... 시골아해들은 선생님이나 누구에게 뭘 물어볼 줄 모른다 잘못 물어봤다 혼 날 수도 있고 아예 궁금한걸 물어보고 캐내는 문화가 없었다 감자바위 산촌 시골뜨기의 윺전자였다 숟가락을 주면 먹고 먹을게 바닥이 나면 말없이 물러나는게 그 시절 이데올로기였다 백의라는 말은 나중에 백의민족이란 낱말을 이해한 뒤 스스로 깨우쳤다 10년 세월이 지나 고등학교 간 뒤의 일이었다 나이팅게일의..

글과 삶 2022.01.12

<야마사키 도요코 불모지대>

밤중에 잠을 놓쳐 유튜브에 인구문제 다큐를 보노라니 서울시내 인구가 줄어서 미래엔 빈집이 천지고 지하철 노선 아흡중 여러개가 페선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도 중국도 워낙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아이들은 적게 태어나 다 비슷한 쇠락의 길로 갈 것이다.... 지방의 소멸도시는 줄줄이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고도성장을 하던 시대 철강과 자동차 조선사업 수출액이 엄청 늘고 항구에 거대한 배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시절이 엊그젠데... 서울올림픽 포항제철 자동차생산 무역정책 이런걸 찾아보면 세지마 류조란 사람이 등장한다 야마사키 도요코는 1924년 일본 오사카 탄생의 언론사 기자였으며 다작의 소설가가 되어 근 1백세를 살고 타계했다 도요코의 대표작중 하나인 은 우리나라에서 2007년 김명민 주연으로 드라마..

글과 삶 2022.01.10

말년의 프로이드(Sigmund Freud)

길을 걷다가 이런 글구의 플래카드와 마주쳤다. ...깜박거림은 뇌건강 이상입니다 60대 이상 분들은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 치매검사를 받으세요... 봄내 치매연구센터.... 찾아오시는 길....이리로 저리로...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남은 여생이 시작되지만 대개 50세는 넘어야 세월이 가는구나 생각하고 70여세 넘어서 여러 군데 아프고 나야 귀가 어두워지고 눈이 침침해진 뒤 심각하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한다 뜻밖의 역병 코로나시대 전염병의 종식이 바로 보이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불안증세에 알게 모르게 시달린다 프로이드는 1856년 생이다 김구선생보다 20년 앞서고 이완용보다 두 살이 많다 젊은 시절 뱀장어의 성장 번식등도 연구하고 여러 가지 생물학 관련 공부를 하다가 정신분석이란 분야를 개척..

글과 삶 2021.07.08

21탄사 (二十一彈詞)

(이십일 탄사 진나라 한나라) 장강 물결 도도허니 동으로 흘러가매 저 물결따라 영웅호걸도 다 떠났구나 시비와 성공이며 패배는 부질없더라 청산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석양은 얼마나 붉은 빛으로 물들었것는가 백발의 어부와 나무꾼이 늘 허던대로 봄바람이며 가을 달구경헐 새 막거리 한병을 마셔가며 그 옛날 흥망성쇠를 웃으면서 떠드노라 二十一彈詞 說秦漢 滾滾長江東逝水 浪花淘盡英雄 是非成敗轉頭空 靑山依舊在 幾度夕陽紅 白髮魚樵江渚 慣看秋月春風 一壺濁酒喜相逢 古今多少事 都付笑談中 ~~~~~~~~ 양신(楊慎 1488~1539)은 명나라 사람이다 역사적 사실을 사(詞)를 지어 노래했다 위 글은 양신이 살던 시절 중국의 21사중 진나라와 한나라 편을 읊은 것이다 ~~

글과 삶 2021.07.07

소순 변간론

올해 1월달은 그런대로 조용하니 새해 기분도 나고 살만했던 듯 하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시작되고 유월 이렇게 더운데 625사변 터진지 70년인데 휴전선 근처가 냉랭하다 존 하지(John Reed Hodge)란 미국 군인이 있다 일본이 항복한 뒤 약 3년간 남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한 미국 중장이다 힘이 약한 나라다 보니 점령국 미군 중장이 2천만쯤 되는 남한을 다스렸다 1882년 조선엔 임오군란이 발생했다 형편없는 처우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이 민씨 일가를 척살했다 이 와중에 대원군이 잠시 권력을 잡았는데 청나라가 개입했다 30대 초반의 젊은이 위안스카이가 실제적으로 조선의 모든 문제에 관여했다 대원군은 청나라 군대에 붙잡혀 서해바다를 건너 텐진으로 끌려갔다 갑신정변이 일어났으나 김옥균이 삼일천하도 청나라..

글과 삶 202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