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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어느 땐가 저 책을 힌 번 사서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책이 내 손에 올때까지 조바심을 내다가 책을 마주해서 삼백쪽 분량에 스무쪽 정도 읽고는 어디 책꽂이에 모셔 놓았다가 서너해 뒤 그 책이 여기 있었구나 한 적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날 책들의 알멩이는 멀쩡한데 책의 묵직함이나 가벼움을 알아보는 눈썰미 수준이 좀 싸구려가 아닌가 또한 책을 어느 정도는 붙들고 앉아있어야 하는데 주의가 산만하거나 앉으면 누우려는 게으름도 두툼한 듯 하다 아무튼 앞으로 석달 또는 삼년 책들은 저만차 즈덜끼리 살라 하고 잠을 더 열심히 자야겠다

글과 삶 2023.12.11

길고 긴 여름

길고 긴 여름이 끝이 보이는가 보다 지구촌에 이상기후가 심하다는 뉴스가 매일 나오는데 정말이지 북극 남극에 얼음이 다 녹는가 보다 아주 추워지거나 아주 더워지면 사람 사는 환경이 안좋은데 지구에 사람이 많다보니...인간류를 자연스럽게 줄이려는 시계가 작동하나보다 어디 여행을 갈만한 체력도 재력도 의욕도 시들하다보니 방콕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큰 병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할 뿐이다...

나의 이야기 2023.09.11

나이팅게일 톨스토이 세바스토폴 이야기

먼산에 눈이 녹아 희끗희끗한 흔적이 봄기운에 차츰 밀려날 무렵 매화학교에 입학을 했다 초가지붕에 모기장같은 철망 창이 있는 그런 교실이었다 2학년 무렵인가 국어책에서 나이팅게일을 배웠다 두가지 의문점이 해결이 되질 않았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 나이팅게일은 아군 뿐 아니라 적군까지도 잘 치료해 주었다.... 백의란 무엇이뇨.... 시골아해들은 선생님이나 누구에게 뭘 물어볼 줄 모른다 잘못 물어봤다 혼 날 수도 있고 아예 궁금한걸 물어보고 캐내는 문화가 없었다 감자바위 산촌 시골뜨기의 윺전자였다 숟가락을 주면 먹고 먹을게 바닥이 나면 말없이 물러나는게 그 시절 이데올로기였다 백의라는 말은 나중에 백의민족이란 낱말을 이해한 뒤 스스로 깨우쳤다 10년 세월이 지나 고등학교 간 뒤의 일이었다 나이팅게일의..

글과 삶 2022.01.12

어린시절 페루

추운 겨울이 오면 괜시리 따스했던 시절이 생각나고 어렸을 때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오래된 시절은 달콤하고 좋았던 기억이 오래 남고 춥고 혼났던 기억은 어둠의 강속에 잠기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고갱은 한살 반 어린 나이 1850년에 부모님하고 두살 반 누나와 페루로 가는 배를 탔다 복잡한 정치정세에서 반대파에 미움을 사다 보니 프랑스에서 살기가 힘들어진 아버지는 처가 친척이 있는 페루에 가서 신문업을 해보고자 배를 탔는데 항해 도중에 심장마비로 병사했다 호세 에쉐니크(1808~1887)는 페루독립에 기여한 사람으로 페루 대통령이 되었다 재임기간은 1851~1855 몇년간이었다 호세는 고갱의 어머니에게 5촌쯤 되는 아저씨여서 고갱에게는 외종조부 그런데 호세는 고갱일가를 후대해서 어린 나이에 고갱은 좋은..

나의 이야기 2022.01.11

<야마사키 도요코 불모지대>

밤중에 잠을 놓쳐 유튜브에 인구문제 다큐를 보노라니 서울시내 인구가 줄어서 미래엔 빈집이 천지고 지하철 노선 아흡중 여러개가 페선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도 중국도 워낙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아이들은 적게 태어나 다 비슷한 쇠락의 길로 갈 것이다.... 지방의 소멸도시는 줄줄이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고도성장을 하던 시대 철강과 자동차 조선사업 수출액이 엄청 늘고 항구에 거대한 배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시절이 엊그젠데... 서울올림픽 포항제철 자동차생산 무역정책 이런걸 찾아보면 세지마 류조란 사람이 등장한다 야마사키 도요코는 1924년 일본 오사카 탄생의 언론사 기자였으며 다작의 소설가가 되어 근 1백세를 살고 타계했다 도요코의 대표작중 하나인 은 우리나라에서 2007년 김명민 주연으로 드라마..

글과 삶 2022.01.10

장대천 화가 (8)

장대천 열전 (8) 매미와 새우를 그리는 법 장대천은 1936년 베이징으로 이사했다 명청 시대 관리들이 살았다던 호퉁거리 사합원에 거처를 정하고... 또한 부심여 선생의 주선으로 이화원내 청리관(聽鸝館)에 머물기도 했다 여기서 감식가이며 수장가인 장백구선생이나 극단의 원로 매란방등 명사들을 만나고 원로화가인 제백석 선생과 자리를 함께 했다 제백석은 1864년 생이니 장대천보다 33년 연상이다 장대천은 제백석을 스승으로 모셨고 제백석은 여러 가지 인생살이의 교훈과 시서화에 있어서 많은 가르침을 내렸다 두 가지 일화가 있다 장대천 득의의 매미 그림이 있다 녹류명선도(綠柳鳴蟬圖)란 이름이 붙었다 푸른 버드나무에 매미가 붙어 울고 있관대 매미 머리가 아래방향 땅을 향해 있었다 제백석이 그림을 언뜻 보더니 한마디..

사람 man 2021.07.29

화가 장대천 (7)

화가 장대천 (7) 남장북부(南張北溥) 장대천이 시서화로 이름이 높아지자 남장북부 남오북부 남장북제란 말이 나왔다 남장북제는 남에선 장대천 북에선 제백석(齊白石)이란 뜻이다 남장북제를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남장북부를 알아보자스라... 푸루(溥儒 부유 Pu Ru 1896~1963)는 아편전쟁 당시 황제였던 도광제의 증손이다 그리하여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 푸이와는 증조할아버지가 같으므로 6촌사이다 자를 심여라 하여 부심여(溥心畬)선생이라 칭한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이란 소릴 들었는데 다섯 살 무렵 서태후 무릎위에 놀다가 서태후가 글자를 적으면 잘 읽어서 서태후가 크게 기뻐하여 보물을 상으로 내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스스로 자서전 같은 글에 적기를 7세에 오언시를 짓고 10세에 칠언시 11세에 문장을..

사람 man 2021.07.28

화가 장대천 <6>

화가 장대천 (6) 망사원에서 와신상담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오왕 부차가 부친의 원수를 갚으려고 전쟁준비를 하면서 가시나무 위에서 잠을 잤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월왕 구천의 항복을 받았으나 구천은 쓸개를 맛보며 역시 복수의 칼을 갈아 부차는 나중에 패전하여 죽고 만다 부차가 살았던 오나라 도읍이 쑤저우다 쑤저우의 서편엔 태호라는 호수가 있다 서울시 면적 서너배 되는 이 호수엔 여러 가지 물고기가 살고 풍광도 좋다 쑤저우는 양쯔강이 가깝고 이런 호수가 옆에 있으니 자연스레 수향(水鄕)이 되었고 예로부터 아름다운 정원이 많았다 망사원(网師園)이란 정원이 있다 5000제곱미터 정도의 이 아담한 정원에는 연못이며 기묘한 바위 그리고 화초가 자라고 아름다운 건물이며 정자가 있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고..

사람 man 2021.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