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 봉의초등학교 화단엔 봄에 개나리가 만발했다 운교동 로터리에서 내달리는 차에 어린이가 다치는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서 육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서 육교 기공식이 열렸던지 그 무렵 학교의 남서쪽 담장아래엔 약사리고개로 흘러서 공지천으로 가는 시내가 있었다 시냇.. 춘천이야기 2013.09.02
새치 약사리 고개아래 흐르던 약사천 개울물은 언젠가 물이 마르고 시멘트로 덮여 풍물장이 섰다 간판도 없는 보리밥집에 된장 콩나물 호박넣은 보리밥이 맛있었는데 약사천을 되살린다나 풍물장은 서울가는 전철역 다리 아래로 가고 장옮기면 사람 안올까 걱정도 하더니 지금은 장날 발디.. 춘천이야기 2013.06.22
위대한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 세월이 지나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통한다 개나리가 만발한 봉의학교 교정 서편에 약사천이 흐르고 언덕위엔 육림극장이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었고 극장 벽 영화사 페인트 그림속엔 레드포드가 말끔한 흰 양복을 입은채 한여름 철을 지나 서 있.. 춘천이야기 2013.05.21
이효석 ...노령근해 강릉 가는 고속도로가 아직 구불구불하고 평창이나 진부로 빠져 나오는 출구가 엉성하던 때 어느날 이정표를 찾아서 봉평에 갔다 이효석 생가가 있다는 마을을 찾아갔을 때 논과 밭 사이로 좁은 길이 있었고 사람이 서넛 탄 경운기가 지나갔다 그 분들은 큰 목소리로 이효석 생가를 말해.. 춘천이야기 2013.05.01
대한매일신보 베델 약사리 고개아래 아직 개울물이 흐르던 때 봉의초등학교는 약사천을 오른편에 놓고 왼편엔 교문이 있었다 운동장안엔 개나리가 노랗게 울창했다 섬진강이 지리산 따라 흘러내리는 구례 화개 그 언저리에 유서깊은 화엄사 한칸 아래 계곡엔 쌍계사 쌍계사에서 더 오르면 아자방 있다는 .. 춘천이야기 2013.04.18
현비탑비 세월이 가면 건물이 지워지고 길이 다른 곳으로 나며 사람들은 떠난다 탈렌트 원미경이 살았다는 동네 춘천 시청근처 지금은 시청부지가 되어버린 녹십자 병원 그리고 고갯길 건너 제일병원인가 또다른 병원이 있었다 거기서 2백미터쯤 올라가면 백합여고가 있었다 병원지하에 붓글씨.. 춘천이야기 2013.03.21
정일영뎐(傳) 셋 복과 화는 성향이 다르나 뜬금없이 찾아오는 특징은 같다 정일영은 물리(physics)를 잘했다 과학시간에 오목렌즈 볼록렌즈의 촛점이나 달의 주기 여러 암석의 특징 이런 문제를 잘 풀은게 아니라 정답을 늘 알고 있었다 사람은 어떤 분야에 지식이 모자르면 그쪽에 잘아는 사람에게 질문하.. 춘천이야기 2012.12.22
정일영뎐(傳) 둘 임진년 저물어가는 시월 금요일날 병원 3층은 수술실이었고 정박사는 거기서 10년 세월을 보냈다 휠체어에 타고서 사뭇 밖으로 나가고자 하니 수술실 안의 <내 방>에 가고 싶은 생각이었으나 새건물의 복도를 돌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 해서 그냥 입원실로 돌아왔다 가을빗방울이.. 춘천이야기 2012.11.06
소양강 갈대 가을 소양강변 공지천 밤기운이 차다 육영수여사가 흉탄에 서거하사 눈물을 흘리시던 과학 선생님은 볼록렌즈와 오목렌즈의 촛점과 거리를 가르치시다가 가을이 되니 라마르크와 다윈 멘델을 말씀하셨다 용불용성은 라마르크가 주장했다는데 신체 어느 기관을 많이 쓰면 그게 진화하.. 춘천이야기 2012.10.20
광해와 백사 이항복 소양강 금은산 쪽 저수지 아래로 벼가 익어 황금빛이 출렁이면 논엔 허수아비가 들어서고 아이들은 낱알을 떨군다고 어른들이 쫓아내지만 서리가 내리기 전에 부지런히 메뚜기를 잡는다 그때 백사 이항복에 관한 이야길 들었고 담임이신 이경복선생님은 배구코치 하시느라 교실을 자주 비워서.. 춘천이야기 201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