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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夏硯).... 미불첩과 이청조

guem56 2012. 7. 28. 16:19

더운 여름날

하릴없이

청조의 사(詞)를 읽는다

 

사십여년

화사한 모란처럼

거칠것 없이 살았고

 

그 뒤 삼십년

고적과 유랑의

신산을 겪은 사람

 

항저우며

강남 

풍광이 아무리 수려해도

 

청조

시재(詩材)를 이기진 못할텐데

 

금나라 적군의 말발굽소리

낭군과의 영별

 

짙은 불안과

생활고

살아있음도 기적이라

 

삶이 슬프면 시는 더 슬퍼서

청조사(淸照詞)는 읽고나면

 

저절로 하늘을 치어다보게 되고 

짙은 한숨이 나오는데

 

초계(苕溪)시첩

미불이 술항아리 편주에 싣고

벗을 찾아다녔다는 하몽기(夏夢記)

 

초계시를 보면

사람이 이렇게도 즐겁게 사는구나 했는데

 

이청조

1150년 경오년

예순 일곱에

미불의 아들 미우인을 찾아가서

 

내가 선친의 글씨 영봉첩이 있관대

여기다 발을 달아 주면 어떠시오

 

미우인이 눈물 흘리면서

아버님 묵적에 붓을 댓다는데

이 글씨는 후세에 남아있지 않은 듯...

 

여름날

새벽에도 간밤의 더위가 안즉

다 가시지 않는데

 

벼루위 먹물이

더위따라 끈적이는듯 한데

 

 

이청조

만년에 저런 발걸음이 있었다면

시들어간게 아니라

여전히

시주한묵(詩酒翰墨)에 젖어 살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