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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 비파행

guem56 2012. 10. 8. 18:05

당나라 헌종 815년에

수도인 장안에서 벼슬하던 백낙천은

좌천되어

 

주장(九江)으로 사마 벼슬을 하러간다

사마는 자사 다음의 자리로 요즘식으로 하면

시장이나 군수라기 보다는 부시장쯤 되는지 모르겠다

 

이듬해 백낙천이

손님의 전별연을 여는 저물녘에 이웃 배에서 나는

비파 소리를 듣고

 

대단한 명연주라

비파 타는 이를 청해서 다시 듣고 나서

그 감흥을 읊은 시가 비파행이다

 

서울 명동에 1992년 이전

중국과 교류이전에 청천백일기가 날리고

거기 자유중국대사관이 있었다

 

그러니까 30년전

그 대사관 앞 서점에서 타이완 삼련서점 판본

당시 삼백수를 구입했고

 

비파행이 장한가와 함께 수록되어

읽기는 했으나

 

서문이 있고

시 전문 88행 616글자라

 

대주소주낙옥반

(大珠小珠落玉盤)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반에 구르는 듯.....

 

비파소리를 노래한 구절이 줄줄이 이어져

이렇게 긴 시를 어찌 순식간에 만드나 싶어

찬탄과 함께 깊은 절망감이 일어서

 

시를 덮고 나서

뜸을 들이다가

읽고 또 읽어도

 

줄거리가 잘 안잡혔는데

옮긴 글을 보면 원시의 운치가 떨어질 듯 하여

게으름을 보태 미루고 미루다가

 

임진년 가을이라

달이 밝고 심사가 소슬한 마당에

마침 백낙천 시집을 지나가는 서점에서 보고

구해다 한글로 옮긴 비파행을 보니

 

문징명이 써놓은 비파행도 다시 봐야 하고

세윌이 허락하고 힘이 닿으면

비파행을 붓으로 써서

벽에 한번 걸어놓고

달이 차거나 이우는 날 하염없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