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병과 치유)

이동원 원호문

guem56 2012. 10. 22. 17:30

거란의 요나라는 

발해를 멸하고

 

고려에 거푸 침입하며

북송과는 전연의 맹으로 긴 평화를 유지한다

 

여진족의 금나라가 강성해져

요를 지우고 북송을 압박하여

카이펑을 함락시키고

휘종 흠종을 잡아간다

 

세월이 

다시 백여년 흘러

 

이번엔 북쪽의 신흥 강국

몽골이

 

대도(베이징)에서 도망쳐온 금나라 잔군을

카이펑에서 포위하고 항복을 받아낸다

 

석달이상 포위된 성안의 백성들은 하루 만명 정도씩 죽어서

백만명이 달하는 많은 목숨이 저승길을 간뒤

 

성은 함락되고

금나라 백성과 관원들은 몽골의 포로가 되는데

이때

 

명의 이동원과 시인 원호문이 함께 잡힌 듯 하다

 

그로부터 17년쯤 세월이 흘러

1248년

 

원호문은 이동원의 고향쯤 되는

현재 허뻬이 성 스자장시 북쪽의

 

정딩(正定현)을 방문하는데

그때 고약한 병을 얻는다

 

머리 뒤쪽 목위에

커다란 종기가 난다

 

며칠 후 고름이 흐르고

이동원은 화공(火攻)을 취해

 

쑥뜸을 뜨고

그 다음은

 

황금 황련 길경 독활 강활등을 써서

종기를 낫게 한다

 

이동원의 <동원시효방> 창양(瘡瘍)편엔

종기를 치료한 사연이 비교적 상세하게 원호문의 글로 실려있다

 

원호문은 말하기를

 

이동원이 뇌배창(머리 뒤에 난 종기)를 고치는데는

천하 제일의 명의이며

 

스스로 이런 병의 치료기를 적어놓음은 과거

북송시절의 명의 전을의 치료사례를 따라 한다고 하였다

 

이동원은 원호문보다 10년 위의 사람이고

두 사람은 카이펑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같이 겪은 뒤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났으니

깊이 서린 감회는 말할 것이 없을진대

 

더구나 어려운 병을 고치게 되었으니

원호문이 글을 남겨 후세에 전한 정황은 눈에 선하다

 

원호문이 남긴 시는 천여수

그의 시를 따라 읽으면

양쯔강이 아닌

 

황허를 둘러싼 화베이 지방의 금나라 시대가

손에 잡힐텐데

 

가을날 비는 게으름을 부를 뿐

책이란 역시 읽을 때가 있고

스산한 삶에 힘이 부치면 책은 책장위에서

긴 잠을 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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