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 줄루이 동상 (초등학교가 사라진 자리)

guem56 2010. 10. 9. 14:07

 가을이 깊어간다

홍천에서 인제 가는길

예전에 두촌면에 장남초등학교가 있었다

 

농촌에 사람이 줄고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학교도 언제부턴가 문이 닫히더니

이제는 건물도 헐린 듯 하다

 

그 학교에 아직 아이들이 다닐 적에

학교 옆에 프랑스의 의사로서 625때 파병되어

전사한 장 줄루이 동상이 세워졌다

 

3천5백명이 파병온 프랑스군은 3분의 1이상의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먼 이역에 와서 죽은 이들의 넋은 안타깝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뛰노는 초등학교 옆의 동상이

사라진 학교 옆에 있으니 착잡하다

 

그 동상을 지나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홍천쪽에 조금 내려오면 장남에 보리밥과 막국수 집들이 모여있다

 

보리밥은 원하는 대로 더 퍼준다는 어느 길가 밥집에

러시아 사람 같은 여인이 일을 한다

 

유창한 한국말로 자신은

키르기즈스탄 잘라라바드에서 왔다고 한다

 

우즈벡인과 갈등이 있고

정치소요가 있던 키르기즈스탄에 가을 총선이 있다

 

사람하나에 한표를 던지는 선거제도는 나름대로 단점이 있으나

아직까진 가장 보편적으로 정착한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이다

 

국민투표가 없는 중국에선 이 선거제도의 보편타당성을 거부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공산당이나 고위층의 의견 피력이 많다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고

익어가는 단풍을 보러다니는 서울 사람과

한국을 보러온 중국 관광객들이

장 줄루이 동상앞을 오늘도 부지런이 지나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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