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엥겔스 그리고 이하응

guem56 2010. 11. 20. 13:18

1975년 봄

어느날 베트남이 망했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일어나 월맹군이 남으로 남으로 온다더니

열흘 보름 새간에 월남이 사라졌다

 

한국의 거리도 학교도 침통한 분위기였고

바보같은 월남을 욕하는 분위기와

한국은 우리가 지킨다는 고등학교 학도호군단

 

교련복을 입은 학생들의 마음은 비감했다

 

중고에서 마르크스 엥겔스란 이름을 늘 듣고 살았다

 

이론도 잘못이고 실천도 모순투성이라는 자본론을 쓴 원조 공산주의자

 

오랜 세월이 흘러 오늘 신문에서 <엥겔스 평전>이 나왔다는 서평을 본다

 

BBC영국드라마 <북과 남>에 보면 19세기 영국 면직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

폐병에 시달리며 빵을 얻기 위해 혹사당하는 잔혹한 장면이 나온다

 

서평에 보니 엥겔스는

맨체스터 면직공장의 공장주인으로서 풍족한 생활을 했고 당시 영국 귀족들이 즐겼던 여우사냥과 유흥을 즐긴 모양이다

 

마르크스 가족의 일체 생활비를 제공했다

 

내가 저 책을 읽을지는 모르나, 중고 다닐때 마르크스나 엥겔스는 가난한 집안에서고생 엄청 하다가 속이 터져 공산주의 원조가 된 줄 생각했었다

 

세상에 살다보면 내가 생각했던게 하도 어긋나서 이제는 덤덤하다

 

엥겔스는 대원군 이하응과 같은 시대 사람이고 생존 연대가 거의 겹친다

 

내가 한 때 엥겔스는

사회구조를 개혁하고 인류역사의 장을 바꾸는 혁신적 사고를 한 인물이며

대원군은 견식이 좁아 쇄국을 택해 망국을 초래한 사람으로

생각했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이하응이 더 원숙했으며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심도 더 깊었던 것이 아닌가?

또한 예술과 심미안은 기준이 달라서 그렇지

이하응이 참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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