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유종원의 강설(江雪)

guem56 2010. 12. 3. 11:52

미국의 부자 워렌 버핏이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어느 시대가 세금을 걷는 것은 필요하고

부자와 서민의 세율과 납세량에 따라 사회가 혼란과 안정을 거듭하고

현체제 인정유지세력과 개혁세력간의 투쟁이 있다

 

당나라가 안록산의 난을 겪고 쇠약해질 무렵

 

두보와 이백도 저 세상으로 가고

9세기로 접어들었다

 

당나라 덕종시절 황태자인 순종의 시독(侍讀)을 지낸 왕숙문(753~806)이란 사람이 있다

시독이란 왕이나 태자에게 경학을 강하는 사람이니 과외선생이다

 

임금의 사부라 할만한데

순종이 805년 황제가 되었다

 

순종은 왕숙문을 중용하고 의욕적인 개혁을 하였다

떨어진 황제의 권한을 강화하고

세금을 탕감했으며

전횡을 일삼는 환관의 세력을 견제하고 그들이 가진 군사병권을 회수하려했다.

 

순종은 몸이 약했고 이를 이용하여 환관들은 정사를 보기 힘드니

태자에게 황위를 양위하도록 했다

 

순종의 연호를 따서 영정개혁(永貞)이라 하는 개혁기간은 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났다

환관들은 왕숙문을 귀양보내고 그 이듬해 살해했다

 

바로 이 영정개혁기간에 왕숙문과 뜻을 같이한 참신한 젊은 관료가 유종원이며 그의 친우 유우석이다

 

 

유종원은 805년 9월에 후난성 샤오양으로 좌천되고 11월에 약간 아래 지방인 후난성 융저우(永州)로 옮겨져 영주원외사마란 벼슬을 받았다.

이 직책은 할일이 정해지지 않은 한직이었다

 

10여년 영주에 머물면서 유종원은

분노와 울분에 차서 정치적 실의의 시기를 거쳤으며

한편 시문에 푹 젖은 세월을 보냈다

 

이때 지은 작품이 강설이다

 

강설은 예전에 1970년대 국어교과서에도 실렸었고

요즘도 수능언어영역에  지문으로 나온다

 

중국텔레비젼 백가강단의 유종원 편 강의에서

<강설>이 단순히 눈내리는 겨울의 강가에

한가한 모습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천지가 다 탐욕스런 관리와 기득권세력의 사익추구에 빠졌을 때

나(유종원)는 백성과 나라를 위한 개혁을 하려한 옳은 길을 갔다는 자부심이 서린 작품이란

설명을 들었다

 

분노와 자존심을 자연을 빌어 표현했다는 뜻이다

 

 

江雪

 

千山鳥飛絶  萬徑人踪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새도 사람도 발길을 끊은

눈내리는 강가에 홀로 낚시를 드리운 사람은

 

다름 아닌 유종원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역시 삶의 의미를 찾아

하루하루 열심히 탁류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가는 그대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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