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흰 눈 (성삼문 강희안)

guem56 2010. 12. 28. 11:13

아침에 눈이 많이 내렸다

구제역이 맹렬한 기세로 퍼진다 하는데

소키우는 사람들은 속이 바작 타들어가는데 무심히 눈은 내린다

 

1970년대

인제 홍천엔 눈이 엄청 내렸다

11월이면 먼 산이 하얗게 되고

이듬해 삼월은 되어야 희끗하니 눈이 녹았는데

 

요즘은 겨울에 눈보기 힘들다

 

언제 외었는지 모르나..

 

성삼문의 시조가 늘 생각난다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아마 초등학교때 혹은 중학교때

국사시간에 어느 선생님이 가르쳐 준듯한다

 

만건곤이 뭔지 몰라서 나중에 알았는데

 

어느핸가 전라도 진도 어느 박물관에 갔을 때

하위지 선생이 쓴 친필 편지를 보고

다시 이 시조를 생각하고 눈가에 이슬이 묻은 적이 있다

 

명나라 만고충신 방효유의 글을 읽고 다시 성삼문을 생각했었다

 

 

중학교 때 미술교과서나 국어책엔 늘 강희안의 고사관수도가 그려져 있었다

 

80년대 을유문고판 800원을 주고

지금은 사라진 춘천 명동 청구서적에서

양화소록이란 책을 샀다

 

이 책을 지은이가

역시 강희안이고

 

수양이 권력에 눈이 멀어

강희안 역시 국문을 받을 때

성삼문의 구명으로 살아났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내가 삶이 스산하여

나무를 키우고 살려고 했으나 그것도

여건이 되질 않았다

 

양화소록은 글빚으로 남았는데

언젠가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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