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쓴 소설가 이병주가 있다
20대에 일본에서 유학하고 침략전재의 와중에
학병을 피해 살던 그는
나중에도 인생의 굴곡이 많았다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빨간 겉표지 작은 문고판으로 본것이
70년대 고등학교 다니던 때인데
나는 머리가 어려서
그 내용을 이해를 못했다
이병주는 70년대에 다작을 했고
인기도 있었다
지금은 독자층이 확연히 갈린 어느 일간지에
연재소설을 실었다
거기서 읽었다
장안유남아 이십심이후
능가퇴안전 초사계주후
인생유궁졸 일모료음주...
長安有男兒 二十心已朽
楞伽堆案前 楚辭系肘後
人生有窮拙 日暮聊飮酒
장안에 한 사내 있으니
나이 스물에 마음이 시들어
책상엔 능가경 손엔 초사
삶엔 굴곡이 있으니 해지면 술이나 마실 밖에.............
이 시구절을 읽고 적어놓았다
나중에 민음사 이하시선을 사서 읽기도 했는데
이하는 염세적이고 귀신의 분위기 난다고
아무튼 하릴없고
게으르게 사는 모습을 합리화시키는데는 이만한 게 없었다
이하가 잘못된 것이라기 보다는
자가발전한 나쁜 이미지만을 배워서 스스로
어둠의 그늘을 만들었다
세월이 30년이 지나
이 추운 겨울에
중국 봉황출판사 판
이하시집이
내 책상위에 놓였다
만 26년을 살다간 이하는
한유가 써놓은 <휘변 諱辯>에 나오듯이
부친의 이름 때문에 크게 상처를 받은 듯하다
또한 그가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어떻게 보면 아주 심약한 사람이었던 듯 하다
이하가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더 시를 남겼을까
궁금하거니와
이하를 생각하면 왕발이 떠오르고
가까운 세월
그리고 이땅의 사람
전기(田琦)의 삶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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