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이야기

새벽 밥을 해먹고 시오리 길을 달려.. Duex

guem56 2011. 1. 4. 17:01

이제는 역사만 남고 기차가 안다니는 강촌역

 

새역은 강물이 안보이는 위쪽으로 올라갔다

 

신작로에 우마차가 다니던 1960년대

 

강촌역에서 시오리 길 떨어진 골짜기에서

새벽밥을 급히 떠놓고

 

여름엔 시원하나

겨울엔 꽁꽁 얼면서 강촌역까지 걸어와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들어왔다

 

다시 차를 내려

시청뒤쪽 가파른 언덕을 올라

백합여고를 다닌 은실씨

 

하루 너댓시간을 왔다 갔다

길거리에 뿌리고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꿈같은 옛날이 지나

지금은 손녀딸이 그 학교를 다닌다

 

붉은 색 철탑이 한껏 허공에 줄을 내린

지금은 사라진 강촌 현수교로

숱한 사람들이 걸어다니던 더 옛날

 

푸른 강촌 북한강물엔 도사공이

일년 삯을 걷어서

길 바쁜 사람 너댓이 모이면 물을 건너주었다

 

강물은 여전히 푸르른데

겨울엔 눈이 더 적어지고

날렵한 전철이 서울로 서울로

하루에도 숱하게 올라다니니

 

그 옛날

아침에 차를 놓치면 하염없이 뒤 차를 기다리던 그 야속함이

오십년의 세월 뒤에도 여전히 매운 고추처럼 아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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