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묵은 프로그램 재방송에서
사람 뇌속에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기분에 따라 활동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양수리 다산선생 흔적이 있는 물굽이를 지나
용문 홍천을 거쳐 속초로 가는 길은 예전에 좁고 길었다
홍천 지나 검문소가 있는 철정
버스안에 늘 헌병이 올라왔다
군인들은 휴가증을 꺼내고 민간인들은 창밖을 내다보고
흰장갑 손을 들어 경례한후 헌병이 내리면 차는 떠났다
언제부턴가 헌병이 안올라오고 그 검문소 자리도 바뀌더니 없어지니
목에 풀린 목걸이를 한동안 아쉬워 하는 개처럼 허전하다
철정검문소 지나 내촌쪽으로 들어가면 파란 물줄기가 나오고
화상대리 답풍리를 지나 도관리로 간다
요즘은 그 강변따라 펜션이 들어서 여름이면 밤을 새워 고기 굽는 연기가 오른다
강변 나무오두막에 등을 기대고 모기를 쫓아내며
꽃싸움이나 카드를 치노라면 신선이 울고갈 지경이다
그럴 때 한판의 돈이 들어오면 세로토닌인지 도파민인지 신경전달물질이 떼로 튀어나온다
높은 즐거움을 맛보면 판이 오래가길 바라고
잃어도 그만 둘 생각을 전혀 안하고
일찌감치 술에 무너져 몸이 늘어진 친구를 깨워 지갑의 돈을 빌린다
깊은 밤듕
담배연기가 자욱한 피씨방 의자에 앉아
중국인이나 일본인과 바둑이 붙다 보면
이기면 더 이기고 싶고
지면 분노가 끓어 자리에서 일어설 줄 모른다
사람이 담배를 끊는 다는거나
한 잔 술을 시간을 미뤄 나중에 마시거나
영화를 포기하고 낮잠을 자거나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아침잠 스스로 축을 내서
날마다 운동을 오래 하는 것은 더 어렵다
다만
사람의 됨됨이와
좋은 습관을 가진다는 사항이 반드시
짝을 이루지는 않는다
사회에는 해를 끼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도 갠지스강가에 모래알 처럼 널려있다
부지런하고
의지가 강하면서
이기적인 사람이 열린 사회의 적이 된다
설이 지나면 담배 연기가 있는 곳에 더 조금 머무는거 그게 올해의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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