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니지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이집트 이란을 거쳐
리비아에까지 들어갔다
어떤 나라에선 사람들의 목소리가 호응을 얻어 오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쫓겨나고
어떤 나라에선 경찰과 군대의 힘에 무너져 사람들이 길거리를 피로 물들이고 있다
리비아의 가다피는 1969년 28세의 젊은 나이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이래
오늘날까지 리비아를 통치하고 있다
가다피와 한국의 인연은 깊다
멀리 리비아 남쪽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맑은 물을 끌어들이는 대수로 사업을 한국인들이 해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라진 춘천 약사리 고개 넘어가는 길목의 육림극장
여기서 5공 시절에 안소니 퀸 주연의 <사막의 라이온>이란 영화를 했다
별 생각없이 들어간 극장에서 이렇게 감동있는 영화를 본 기억은 참 드물다
이탈리아의 중무장군대와 싸워 연전연승을 하던 오마르 무크다르(Omar Mukhtar)는 마침내 처형당했다
리비아 사람들의 곡물수송로를 끊고 천리길에 철조망을 세워 리비아인을 수색하는 저인망식 소탕작전에 70노인 오마르는 붙잡혔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얼굴에서 떨어진 안경을 어린 소년이 줍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었고
긴 여운은 참으로 오래 내 가슴에 회한으로 남았다
잔인한 식민지 인종청소
그런데 1980년대 이탈리아는 이 영화를 상영금지처분했고
거의 30년 세월이 흘러 가다피가 이탈리아 방문 했을 적에 TV에서 상영했다고 전해진다
오마르 무크타르(1862~1931)는 조국 리비아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에서 벗어나 이탈리아의 침공을 받는
시기에 20여년 이상 무장투쟁을 벌이다 영화처럼 순국한 애국자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산 한국인중에
이범진 이완용 박은식이 있다
이범진은 러시아주재 외교관으로 있다가 러일전쟁후 자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문서에 의하면 러시아주재 일본인 외교 무관이 암살한 정황이 확실하다
이완용은 타고난 머리와 대단한 문장 경륜을 지녔으나 그 재주를 나라를 팔아먹는데 아낌없이 썼다
박은식은 망해가는 조국의 현실이 애통해하면 민족혼을 깨우는 많은 책을 남겼다
사진 속에 남은 오마르의 모습은 실제 영화속 안소니 퀸과 아주 비슷하다
내가 안소티 퀸이 나온 영화를 꽤 많이 보았으나 <사막의 라이온>에선 본 그의 모습은
삶이 힘들때마다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영화본 날처럼 필름이 돌아간다
쿠란을 가르치는 노인이 어느 순간 사막의 전사로 바뀐 모습은 영화보면서 대단한 충격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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