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사라예보 그리고 가자지구<Soixante>

guem56 2011. 5. 27. 11:44

춘천을 봄내라 부른다

봄내에는 개나리가 많았다 요즘은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73년 봄

산에는 진달래 피고 학교 교정에는 개나리가 피던 때

 

전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라예보

유고슬라비아의 사라예보에서 한국여자 탁구가 단체전 우승을 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거리엔 탁구장이 생기고

사람들은 탁구를 진짜로 많이 쳤다

 

사라예보

1992년 봄...

유고는 내전에 휩싸였고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많이 사는 보스니아 헤르쩨 고비나의 수도인 사라예보는

유고의 가장 강한 세력인 세르비아의 공격을 받아 전체 도시가 고립되었다

 

무려 4년간 50만의 사라예보 시민들은 물도 전기도 공급받지 못하는 암흑 속에서 견뎠다

 

손으로 터널을 파서

그 터널로 허리를 구부리고 서너시간을 걸어가 달걀과 야채 석유를 구해다가 생명줄을 버텼다

 

95년 클린턴이 개입하고 나토군의 폭격이 시작되면서 사라예보는 그 이듬해 봉쇄에서 벗어났다

 

가자지구 140만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는 시나이사막의 동북지역...

라파(Rafah) 이 도시를 출구로 이집트와 가자지구의 교역로가 생긴다는 발표가 나왔다

하마스가 가자를 실질 통치하면서 가자는 고립되었다

 

이스라엘에 설치한 담이 생기고 약품이나 인도적 물품도 거의 들어갈 수 없었다

역시 터널을 파서 그 터널이 막히면 다른 터널을 파고

그렇게 1백 4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수년을 버텼다

 

17,18세기 아프리카의 서해안에서 노예를 실은 배가 줄줄이 북미 남미로 떠났다

야만의 시대는 서유럽의 민주화가 진행되었다는 세계사 기술에 밀려서 숨어버렸다

 

이차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끝나도 세상은 여전히 전쟁과 봉쇄 그리고

그 어두운 그늘에서 약한 어린이와 여자 노인들은 소리없이 죽어갔다

 

내 사는 이땅은 쌀이 넘치고 먹고 살만하다 총성도 들린지 오래고

그런데 내 사는 이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강원도의 자살율이 높다니

우울한 느낌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