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무이산 왕양명<Cent quarante-duex>

guem56 2011. 9. 17. 11:57

푸른 동해와 경포호수 사이에 허난설헌 생가

난설헌의 오빠 허봉은

이십대 초반에 명나라 가는 사신일행의 서장관이 되어

북으로 가던 길에 파주에서 이율곡을 만나고 압록강을 건너

베이징으로 간다

 

 

중국에서 허봉은 중국선비들을 만나 필담을 하는데

그들이 양명학을 좋게 이야기 하니

크게 탄식을 한다 허봉의 눈엔 양명학은 바른 학문이 아닌 모양이다

하곡집에 이런 사정이 나온다

 

왕양명은 30대에 당시 환관 유근의 노여움을 사서

장형을 당하고 귀주의 용장이란 궁벽한 시골에 역승이란 미관말직으로 좌천된다

 

명나라 황실엔 금의위(錦衣衛)란 비밀 정보조직이 있었다

환관들이 권력을 잡으니 금의위는 환관 손아래 있었고

<견자단이 주연한 금의위란 영화도 있다>

왕양명은 귀주로 가는 길에 금의위의 비밀추적을 당했고 이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걸 의미했다

 

왕양명은 꾀를 내어 항저우 근처 첸탕강에

절명시 두수를 남기고 신발과 옷을 벗은 채 빠져서 자살한 것으로 위장을 했다

간신히 지나가는 배에 올라 바다로 빠져 푸젠성 무이산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무이산은 주희가 육상산을 만난 곳이고 무이구곡의 좋은 경치에서 노닌 곳이라

조선조에 주희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도 여기 저기 무슨 무슨 구곡이라고 이름을 많이 지어놓았다

 

무이산엔 절도 많고 도교를 믿는 도사들이 은거했다

왕양명은 어떤 도사의 가르침을 받고 무이산에 은거할 생각을 버리고 다시 귀주 꾸이양 근처의 용장에 가서 거기 살고 있던 마오족과 부이족과 어울려 지내면서 심학의 체계를 내심 정립했다

 

오늘 아침 백가강단 왕양명 편을 보면서 들은 이야기ek

 

이땅에선 불과 300여년전에

대학이나 중용을 주희가 주석한 대로 따르지 않으면 벼슬길이 막히거나

심지어 사약그릇을 받았다니 이건 대단히 엄격한 수준의 문자보안법에 해당한다

 

요즘 왕양명의 책을 읽어도 누가 뭐라지 않지만

아이패드를 펼쳐 몰입게임을 하는 세상에 누가 전습록을 뒤적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