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Cent trente-trois 133>

guem56 2011. 8. 29. 16:32

타는 목마름으로 남몰래 써본다는 민주주의

그 시와 분위기가 비스름한 프랑스 시 <자유>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자유)

 

이 절창을 노래한 뽈 엘뤼아르는

파리 근처 일드 프랑스의 생 포레(Saint Brice sous Foret)가 고향이다

 

숲이 아름다운 그 작은 전원마을엔

미국출신의 이디스 워튼(1862-1937)이 만년에 거의 20년의 여생을 보냈다

 

명작 <순수의 시대>를 세상에 내놓고 죽을 때까지 워튼은 거기서 살았다

대개 시나 소설의 내용은 작가와는 언뜻 보면 다르게 하늘에서 떨어진 별나라 이야기도 있겠으나

알게 모르게 작가의 삶은 소설의 밑그림이 된다

 

미셀 파이퍼가 흰장갑에 검은 모자인지 마차를 내리고 마차에 타고 호수를 바라보고

오두막을 찾아오고 떠나면서 순수의 시대는 영화에선 이어진다

 

오랜 울림이 남은 이 영화의 원작자인 워튼이 살았다는 숲의 사진을 보았다

 

그 옛날 아직 비행기가 아니고

배를 타고 먹고 자면서 대서양을 건너가던 그 시절의 여행을

나도 해보고자 책을 사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으나

 

세상사 알기 어렵고 사람 마음 읽기 어렵나니

레지스탕스에도 깊이 관여한 엘뤼아르가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한 것은 이해가 가나

그가 스탈린을 예찬했다는 흔적이 있고

 

주옥같은 소설을 펴낸 워튼이 모로코에 여행을 가서 당시 모로코를 식민통치하던 프랑스의

지배체제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니

 

이를 보면 어느 서양사람이 있어 1920년대 서울에 와서 일본인들의 식민정책을 옹호하는 듯한 그림이 보여

 

뭐든 이리저리 쓸데없이

살피는 거 많은 내가

 

모로코 식민지배 예찬을 핑게 삼아

책읽을 생각을 접고 오늘도 그저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