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브라질리아의 참치<Cent quarante-cinq 145>

guem56 2011. 9. 21. 14:01

마리아노 리베라가 602세이브를 해서

신기록을 세웠다는 이 가을

 

김병헌이 아리조나 다이아몬드팀에 있을 때

뉴욕과의 7차 마지막 결승전에서 리베라는 2점우위를 9회말에 못지키고 무너졌다

 

그 해 가을은 또한 911이 일어난 해

지금부터 10년 전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에 꾸준히 공을 던져 쌓은 업적을 보면 할 말을 잊는다

 

 

홍천 화양강

강가에 잡풀이 무성하고 간혹 족대와 종두리를 들고

고기 잡으러 아해들이 점점이 눈에 띄던 옛날

 

시장터엔 순대국 향이 진했고 오고가는 사람들로 부산했다

 

중학교에 가서 처음 지리라는 말을 들었다

짜장면 50원 60원 하던 때 서점에선 지리참고서가 있었고

중학교는 초등과 달라서 전과가 없고 각과가 있었으니

지리참고서 값은 300원 하고도 10원이 더 붙어 있었다

 

그 책 어느 갈피에 브라질리아라는 말이 있었다

 

....브라질리아는 계획도시다

자원이 풍부하고 땅이 넓은 브라질이 내륙의 중심부에 수도를 만들어 가장 반듯하고 멋있는 도시를 만드는 거라고....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설명을 들은 기억이 있다

 

80년대 10년은

 내내 서울올림픽을 준비하고 준비하고

개최하고 칼 루이스가 용트림을 했고

그 찬란함을 두고 두고 음미하면서 지나갔다

성화가 전국을 방방곡곡 드라이브 하던 때

 

브라질은 선진국이 아니었고 이웃 아르헨과 함께

빚더미 나라여서

내 사는 나라보다 더 암담하게 느껴졌다

 

요즘 서울거리에 람보르기니와 페라리가 많이 수입된다던데

그 차를 만드는 이탈리아

돈은 마르고 일자리는 없고 정치는 표류해서 신용등급 강등에다

잘못하면 그리스처럼

병든 나라로 될 것이니

그러다 보니 유럽대륙전체가 부채해결을 위해 날마다 회의만 무성한데

 

브라질은 대륙의 형제들에게

100억달러 정도는 내놓겠다고...

 

룰라가 대통령 두 번 해서 8년 임기 동안에 브라질은 경제가 튼튼해져서

가만 있어도 목소리에 힘들어가는 나라가 되었으니

전세계 5대강국 진입이 헛말이 아니다

 

한때 내 사는 나라 선거구호에도 세계 7대강국 진입이란 말이 있었던거 같은데

청명한 가을 하늘 위로 잠자리 날아가니 평화로운 모습이라

 

골목에 총을 든 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헐벗은 아이들이 구걸을 하는 것도 아니니 이대로 조용히 살면 그뿐이런가

 

몇 년전에 마트입구 계산대 근처에 참치통조림이 세일용인지 1천원에 잔뜩 쌓였는데 그 상표 그 물건이 어제 밤 2680원인걸 보고

몇 년전 잔뜩 사들고 오지 못한 손을 무지하게 나무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