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블랙 아웃... 정전의 이해<Cent quarante-trois 143>

guem56 2011. 9. 19. 15:46

아나톨리 김이 살펴보니

매월당 김시습과 이상이라는 필명의 김해경이 집안의 조상이라 반가웠다는데

 

이상의 시를 잠시 빌려 쓰면

제 1의 아해가 거짓말을 하고

제 100의 아해가 거짓말을 하고

 

전국이 다 정전이 될 뻔해서

순차적으로 산발적으로 점점이 흐트려 정전을 시켜서

위기를 모면했다고 하는데 그제와 어제 오늘 발표된 전력에 관한 숫자는

 

현재가 과거를 부정하고 따라서 오늘의 숫자가 진정성이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요즘 팔레스타인은 완전 독립을 꿈꾸거니와

이 독립안에 대해 거부하는 나라가 둘 있으니

이웃한 이스라엘이고 가장 힘센 미국이다

 

이스라엘이야 오랫동안 팔레스타인과 돌멩이와 총알 로켓포를 주고받는 사이였으니 이해가 가는데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여

채만식 표현을 빌리자면 수십만 군대를 동원하여

대서양 태평양을 가로질러 이라크와 아프간에 보낸 지구평화경찰 미국이 반대한다는건 모양새가 좀 그렇다

 

삼사십년 전 이스라엘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가 카이로로 돌아오니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오랜 대립이 종식되고

 

이런 평화분위기에서 이상하게시리

이유는 아직 미궁이나 사다트는 죽었다

 

철옹성에 앉아 영세 권력을 누리던 숟가락 신공의

무바라크가 재판정에 설 줄은 아마 알라신만 알았는지

 

사람은 오래 살고 볼일인데

 

저축은행의 더 이상의 퇴출은 없다던 봄날의 확언은

다시 되풀이 된다 다만 단서가 하나 붙었다 특별한 사단이 없는한 더 이상의 퇴출은 없다

 

옛날 머슴 마당쇠의 삶이나 점순이 신랑짜리의 삶도 그와 같아

내년 봄 되면 저 송아지 황소가 될 터이고 그땐 자네 아니면 뉘 그 주인이리요

하여 소가 내소가 아닌 까닭은 봄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명철보신

 

난세에 내 한몸과 내 가족 다 합쳐야 분명 10인이 안되는데

먹고 사는게 여간 어렵지 않다

살길은 다음과 같다

 

저녁이면 소식하고 텔레비전 두시간쯤 보고 일찍 자는게

전기세를 아끼고 식량 부족한 나라에서 그나마 애국하는 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선 깨어있는 자체가 돈이다

전기세나 난방비 통신비가 잠자는 시간이 늘면 덜 쓰게 되어있다

 

두툼한 이불을 준비하고 몸을 칭칭 감아서 다가올 추위를 대비하고

긴 겨울잠을 자는게 어떨까 별들에게 물어볼 따름이다

 

 

 

안록산의 난으로 정처없이 강남만리를 떠도는 두보는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한통이 한없이 아쉬운데

 

손에서 터지는 핸폰의 전화나 문자는 대개가 바깥출입을 유도하고 움직임은

소비이며 자본의 잠식으로 결론난다

 

이제 나는 금융위기에 몰려 핸폰을 꺼두고 이른 잠을 신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