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갈릴리 호숫가의 베드로<Cent quarante-six 136>

guem56 2011. 9. 22. 18:32

오래전 대통령선거에서

기호2번으로 윤보선 할아버지 사진이

흑벽돌 담에 붙어 있던 그 담배가게

조병희네 집에 가면

 

안방에 커다란 사람 사진이 유리액자에 들어있었고

그 위엔 나무십자가가 있었다

 

눈을 둥그렇게 뜨고 약간 수염이 났으며 머리가 곱슬한 그 분이 누군지

병희나 그 누나 조옥자도 설명을 안해주고

 

워낙 시골살이라 남에게 궁금한걸 안묻고 사는게 습관이라

내가 그 분이 누군지 안것은

세월이 한참 흘러서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잡는 베드로를 제자로 삼고

바리새인을 혼내고 거리의 병자들을 돌본 예수라는 분이

저 사진속 인물이었구나 그렇게 알았다

 

그해 혹은 그 다음해

가을 낙엽이 운치있게 밟히는 홍천 성당에서 쿼바디스 영화를 보았고

 

예나 지금이나

베드로는 왜 로마를 가서 죽었는지

가지 말아야 좋았을텐데...

 

이승복이 공산당이 싫다고

그 말을 힘차게 안했으면 혹시 목숨은 건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곁들여서

베드로의 죽음을 수시로 생각했다

 

아마도 그건 

시대의 힘에 눌려 늘 머리를 숙이고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주의를 충실하게 지켜온

내면에 있는 나의 비실비실함을 카바하려는 나름의 방어기제 같은거다

 

동방박사의 축하예방을 받기는 했으나

가난이 구성에 이르렀는지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님 이야길 들으면서

 

도대체 구유가 무엇인가 의문이 많았었는데

어릴 적 내가 늘 할아버지께서 쇠죽을 끓이시면

그 김이 무럭무럭 나는 소여물을 풀어놓는 여물통이 구유이고

 

내가 그 여물통 앞에서 한없이 소눈을 바라보며 저녁 어둠에 잠기던

그 옛날이 아스라 했으며

 

비록 내가 구유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구유와 10미터 지간에 떨어진 방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어른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웨스트 뱅크....

베드로가 고기 잡던 갈릴리 호수 아래로 요르단 강이 흐르고 

강 서쪽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많이 사는 자치지역이며

군사적으론 이스라엘의 통제를 받으며

사람으로 말하면 주민등록증이나 비자 여권등의 소재내지 지위가 애매모호한 

실효적 인간거주지역이다

 

 

팔레스타인자치 요르단 서안지구에서 유엔에 독립국가 신청을 제기했으니

아마 총회에 이안이 상정되면 80%는 지지할 것이며

그러면 신생국가가 탄생하는 경사가 있을것이나

 

웬지 자유와 평화를 가장 싸랑한다는 나라

미국에선 만약 그 안이 안보리에 나오면 우리는 거부한다고 미리 선빵을 날렸다

 

유엔은 보통선거 정신과는 약간 달라서

덩치 큰 다섯나라가 중요안건을 결정하고

신라의 화백회의를 컨닝했는지 한나라만이라도 인상을 찌푸리면 안건은 무효가 된다

 

미 대통령 오바마는 약자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도와줄거 같은 이미지가 많은 걸로

나는 알고 있었는데 딱히 그럴거 같지도 않고

 

비토를 내야 할 것이니 그전에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만나

미리 좀 삶아서 더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나중에 나중에..언젠지 모르나 아무튼 나중에

국가신청을 냄이 어떠하리요 이런 식으로

<골치 아픈 문제는 내일로> 작전을 쓰는 냄새가 난다

 

오바마의 복잡한 마음은 이해를 넘어 연민의 정이 우러른다

 

이라크는 그렇다 치고 아프간은 앞날의 혼란이 예측이 안된다

 

부채는 늘고 경제는 활성이 없으니 미국은 이제 예전의 미국이 아니다

 

 

만약 베드로가 로마로 가는 중인지

아니면 요르단 강가 어딘가에서 포교를 하던 간에

 

꿈에서 그를 만난다면 나는 묻고 싶으니

팔레스타인 국가를 당장 승인해야 하는가? 하면

 

그는 지금 바로 당장 예스라 대답할 것이라 뜬금없이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