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에 김인존이란 사람이 있다
요나라 사신과 주고 받은 글구가 고려사 열전에 전하는데
김인존이 별세할 무렵
1127년은 금나라 군대가
북송의 카이펑을 점령하고
휘종과 흠종을 잡아서 만주로 끌고간 때이다
이때 고려 임금은 인종이었는데
정지상이 상소하기를 지금은 군대를 동원하여
압록을 건너 금을 정벌할 기회다
그리하여 송나라에 의리를 보이고 우리도 실리를 얻자 하였는데
유약한 인종은 망설이다가 김인존에게 물었다
김인존은 소국이 대국을 상대로 군사를 일으킴은 불가하다 하여
인종은 주저 앉았다
대한민국의 위로 큰소리치고 말발굽 제대로 달려본 사람은
광개토왕 장수왕 대에서 끝났는지
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충청도에서 나왔다는 의자왕시대 갑옷은
서글픔을 더해준다
양자경(Michelle yeoh)이 부산에 뤽 베송 감독과 같이 왔다
서울올림픽 무렵이던가
양자경의 예스마담 영화가 몇 편인가 나온 듯 하다
긴다리를 휘둘러 가며 잘 싸우는 그녀를 여러번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별 주제 없고
권선징악의 코믹한 영화를 좋아한다
양자경은 그뒤 와호장룡에 나왔는데
장쯔이나 주윤발보다 나에겐 깊은 인상을 주었다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
중후했다
대나무숲에서 주윤발이 장쯔이와 싸우는 장면도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영화속에 흐르는 양자경의 침착한 모습이
알멩이 없이 바쁘게 사는 나를 타이르는 듯 했다
버마
그 이름을 미얀마라 부르기 보다는 버마로 불러야 할 듯 하다
70년대초 태국에 킹스컵이란 축구대회가 열렸을때
잡음이 윙윙거리는 라디오엔 한국대표팀과
몽씨들이 왜 그리 많은지 버마 팀의 경기가 중계되었던 기억이 있다
수치여사도 이젠 나이가 들었다
언제나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이
와호장룡 속의 양자경을 닮았다
수치 여사를 모델로 한 영화
(The Lady)가 내년에 나오면 보러갈거다
지난 1940년대 중국군은 미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인도와 연합하여 버마 전선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했고
요즘 버마 땅에 고혼으로 남은 유골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현재 중국정부는 버마의 군사정권과 이권을 놓고
친밀한 관계에 있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버마에
봄이 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봄은 양자경이 있어서
더 빨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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