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삼총사 올란도 볼륨<Cent soixante-quatorze 174>

guem56 2011. 11. 2. 12:56

연탄도 없고

나무를 아궁이에 넣어 불을 지피던

유치리엔 가까운 산은 키 큰 나무가 없어

 

동네 청장년들은 추수가 끝나고

아낙네들이 배추를 갈무리해 긴 겨울 김장을 할 때가 되면

추위가 오기 전

나무를 하러

먼 산에 가야 했고

 

등에는 지게가 걸려 있었다

 

오늘날 청소년 노동은 해서 안될일이라지만

예전에 일손이 귀하니 초등학교 6학년 아해들도

키작은 지게를 등에 걸고

장작은 아니라도 잔가지와 검불을 긁으러 산으로 들었다

 

그때 매화학교

두칸 짜리 웅장한 도서실엔 삼총사란 책이 있었으나

날카로운 펜싱 칼을 든 꼬깔 모자의 표지그림은 이상한 위압감을 주어

열어보지 못했고

 

그 후 언젠가 읽었던 삼총사는 낙장이 되었는지

아니면 긴 내용을 보다 말았는지

달타냥이 삼총사와 결투하던 장면 정도가 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언젠가 이 삼총사는 당시 주로 프랑스 영국을 중심으로 한

종교 정치 귀족과 평민의 대결 왕과 왕족의 운명이 어우러진 대단히 복잡한 배경을 가진

소설이라는 말도 귀동냥으로 들었다

 

알렉상드르 뒤마

그 할아버지 때인지 바로 위 조상이 흑인이라

혼혈이었으며 나폴레옹을 뫼신 아버지를 닮았는지

뒤마도 러시아 이태리를 휘젓고 다니며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다

 

그는 19세기 사람이었으며

프랑스의 절대주의 복고왕정이랄 수 있는 루이 필립정권에서 일한 기록도 있는데

 

삼총사의 무대는 루이 13세와

명재상으로 불리기도 하고 교활하고 냉정한 정치꾼으로 폄하되기도 하는

리셜리외 시대

 

17세기 초이며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최종병기 활의 시대

정묘 병자 호란기이다...

 

그리고 역시 뒤마가 썼고 영화화 된

여왕 마고가 아직 노인으로 살아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여왕 마고는 시대상황의 리얼리티가 큰데 비해서

삼총사는 역사 배경은 있으나 허구가 많고

삼총사 리셜리외 그리고 당시 귀족들의

정치노선이랄까 대립구도가 선명하지가 않다

 

이는 작가가 성의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당시 사회가 그만큼 종교 정치의 판이 복잡해서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되고

적과 동지사이에 전선이 수시로 바뀐 까닭이 한몫한다

 

인간은 자기 시대에 대한 편견이 강해서

내가 산 시대는 유래없이 복잡하고

한치도 앞을 볼수 없는 혼돈의 시대였음을 은근히 강조하나

따지고 보면

 

모든 시대는 그 당시 현대인들에게

숨막히는 혼란의 시대였다

 

...............

 

영화 삼총사는 3D였고

화면의 스케일은 웅장했으나

 

스토리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컴퓨터 사진발에 지나치게 의존한 감이 있다

 

올란도 볼륨이 비행선 군단을 이끌고

나타난 종결 부분은 2탄을 예고하던데

 

흥행면에서 잭 스패로우의 카리비안 해적에

밟힐 것이 유력시 된다

 

지나고 난 일이나

비행선 같은 낡아보이지만 어쩌면 최첨단의 과학을 쓰지 말고

마차와 대포

화승총이 어우러지며

 

스카라무슈 같은 칼 솜씨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트렌드에 충실했으면 어땠을까

할일이 없으니 짐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