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강희제 전당시 홍루몽 (열)

guem56 2012. 2. 14. 16:30

채시라가 권모술수에 능한 무역상으로 나오는

드라마 해신이 있었다

 

여기 중국 무대가 양저우인데 양쯔강 북안의 운하도시이다

수나라때 번창했으며

 

강희제와 건륭제가 남순(南巡)을 여섯번씩 하면서 들린 유서깊은

음식 문화 예술 상업의 도시이다

 

강희제 건륭제 둘 다 당나라 시를 좋아하고

소동파 황정견등 송대 문사들의 시문과

명말의 동기창 글씨를 좋아했다

 

강희제가 양저우에 들렸을때

홍루몽의 저자인 조설근이 할어버지

조인에게 명하여

 

민간에 전하는 숱한 당시를 간행하라 했고

이를 양주시국(揚州詩局)이란

말하자면 황실 후원 출판사를 만들어

당나라의 시 4만 8천수를 수집하여

전당시(全唐詩)를 완성했다

 

비빈이 많아서 자녀도 많은 강희제

삼번의 난을 평정하고 타이완까지 병합했는데

60여년 통치 뒤에 후계의 구도는 복잡했다

 

조인(曺寅)은 줄을 잘못서서

옹정제의 미움을 사고

가산이 몰수되는 불행을 만났으며

이는 손자인 조설근의 가난으로 이어졌고

 

사람이 풍상을 겪으면 보는 눈이 생기고

글이 여물어진다더니

굴곡의 인생이 홍루몽을 만들어냈다

 

 

홍루몽 전반을 관통하는 몰락한 가문의 음습한 분위기와

가혹한 운명과 질병에 시들어가는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은

은성했던 조씨 가문의 급작스런 몰락과 유사성이 있다

 

지난 겨울

나는 백가강단에서 홍루몽 강의를 보았는데

아직도 홍루몽을 읽어볼까 말까 저울질 하고 있으나

 

되도록이면 책속이라도

밝은 세상에 있고 싶어서

여전히 망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