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서위(徐渭)

guem56 2012. 2. 21. 12:40

많은 글을 남겼으나 젊은 나이에 죽은

원굉도

 

원굉도가 친구인지 도석궤(陶石簣)에게 보낸 서간에

어서 서문장의 시문을 수습하란 글이 보인다

 

서문장은 시인이자 서예가이며 화가인 서위(1521~1593)를 말한다

 

치국경세의 큰 뜻을 가졌고

시서화에 두루 통했으나 평생을 불우하게 살고

만년엔 광기에 시달린 서위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여기저기 작품을 남겼고

 

고흐나 모딜리아니처럼 죽어서 길이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다

 

하남미술출판사에서 런민비 28원이 붙은 서위서법책엔

서위의 행서 초서 글씨가 열여덟편이 있다

 

원굉도가 역시 지은 고문관지에 수록된

서문장전엔 서위에 대한 찬탄과 안타까움이 절절하다

 

원굉도는 서위의 생을 서술하면서 기(奇)자를 많이 썼다

그말이 맞는지 처음 보는 서위의 글씨도 기이하다

 

농묵이라기 보다는 갈필이고

글씨 획이 어지러운듯 하여 힘이 없어 보이나

살피면 강한 기운이 서려보이기도 한다

 

이 책을 쓴 진진렴이란 중국서예가는 서위의 필법에 대해

권곤(卷滾)의 기법이란 표현을 썼다

 

먹물을 말아서 응집력이 있게 글씨를 썼다는 뜻인지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맞다면 일리가 있다

 

 

서위 글씨의 글은 자전의 시와 문장이 있는가 하면

소동파의 점서부((點鼠賦)와

잠삼의 칠언시가 있다

 

잠삼이나 소동파가

지은 글의 세계가 초탈 리속(離俗) 광활이라

서위가 존숭할 만하다

 

겨울날 몹시 춥더니

봄의 기운이 슬며시 자리하는데

내가 삶의 오르막내리막에 치여 언제 다시

서위 글씨를 보게 될지

짐작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