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박완규 부치지 않은 편지 광릉산

guem56 2012. 5. 29. 11:10

청명상하도엔

번화했던 카이펑의 모습과 서민들의 생활이 생생한데

 

이 그림을 진상받은 송나라 휘종은

서화에 몰입해서 그런지

방랍의 난 이후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금나라 침입을 받고 아들 흠종과 함께 포로로 잡히는 허망한 신세가 되었다

 

아홉째 아들 조구가

북송의 잔명을 유지하여 

 상구 양주의 동남 방향으로 길을 떠돌며

양자강 항주에 자리잡아 남송을 세웠다

 

조구(1107~1187)는 오래 살았다

 

생전에 장군 악비가 처형되었고

명장 한세충은 은거했으며

우국 시인 육유는 포부를 펴보지 못했다

 

조구는 정치 군사에 무능했으며 보신안위에 철저한 인물이었으나

서화엔 부친 휘종을 닮았다

조구가 낙신부와 양생론을 글씨로 남겼다

 

낙신부는 비련을 주제로 한 조조의 아들 조식의 글이다

양생론은 죽림칠현의 한사람인 혜강의 글이다

 

삼국지에

오장원에서 죽은 공명이 산 중달(사마의)을 쫓는다는 말이 나온 그 즈음이 234년

 

세월이 흘러 촉을 멸망시키고 천하 통일을 한 위나라엔

고평릉의 변란이 발생해서

사마중달 사마의와 그 아들들이 정권을 탈취한다

 

혜강은 사마의의 아들 사마소의 비위를 건드려 형장에서 사라지고

그가 죽기 전에 칠현금으로 연주한 곡이 광릉산이다

 

전국시대 섭정이라는 자객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

이 가락은 양쯔강 북안 양저우에서 민간에 퍼진 노래라 한다

혜강이 죽으면서 연주했기에 광릉산은 비분과 원한 충절 저항성을 나타낸다

 

지난 일요일 <나는 가수다 >에서 박완규가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불렀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오월이 다 가는 날에

박완규의 노래와 그리고

김광석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여러번 들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뜬금없이 혜강의 광릉산을 생각했다

이 노래는 두고 두고 오래 오래 이땅에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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