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한석봉 그리고 등왕각서

guem56 2010. 4. 27. 17:59

 얼마전에 북한 땅에서 한석봉의 묘를 찾아내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초등학교 국어책에 실렸던가?

한석봉 어머니는 반듯하게 떡을 썰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한석봉이 얼마나 명필인지는 모르고 살았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시골 오일장 장터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들이 사주를 봐주거나 아니면

천자문 책 같은 걸 펴놓고 팔던 그 시절

 

그 장터 모퉁이에 한석봉천자문과 토정비결이

바람에 잔모래를 비맞아 가며 누워있었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라 초가집이 사라지던 시절

성문종합영어란 입시참고서가 있었다

 

그 책을 쓴 송성문이란 분이 고서적이나 서화를 많이 모아서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를 했다

 

그 도록을 우연히 구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한석봉의 초서가 있었다

추풍사(秋風辭)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그리고

 

왕발의 등왕각서(滕王閣序)

이렇게 3편의 글을 초서로 쓴 것이다.

 

왕발의 등왕각서를 보면

젊은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글 솜씨가 있는지

숱한 사람들이 고문진보를 읽으면서 등왕각서 구절

 

특히 낙하여고목제비 추수공장천일색

(落霞與孤鶩薺飛 秋水共長天一色)을 암송했슴을

이해할 수 있다

 

소동파의 적벽부를 문징명이 초서로 시원하게 쓴걸 본적이 있다

 

나는 글씨의 격을 논할 만한 눈이 아니로되...

한석봉의 글씨는 한석봉천자문에서 멈추는 그런 글씨가 아님을 알았다

 

아름답고 유려하다

 

시간이 되고 취미가 있는 사람은

한번 따라 써볼만하다

'글과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환  (0) 2010.05.13
로마이야기 비잔티움  (0) 2010.05.07
익종 정조의 손자....  (0) 2010.05.03
10원의 증발  (0) 2010.04.26
무소유 그리고 백석  (0) 2010.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