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하령
가을낮
흐린 듯 맑더니 어두워질 새
뜰안 금세 차겁고
가만 서서 듣는 가을바람
짙은구름하늘엔 기러기도 날지 않아
밤 깊어 벗은 떠나고
더 고요할 새
벽에 어린 잔등불빛
술은 벌써 깨었으니
긴긴 밤을 어이 보내나
(關河令)
秋陰時淸漸向暝 變一庭淒冷
竚聽寒聲 雲深無雁影
更深人去寂靜
但照壁 孤燈相映
酒已都醒 如何消夜永
소동파 보다 20년쯤
황산곡보다 10년쯤
1056년에 태어난 북송의 사인(詞人)
주방언의 관하령이다
가을저녁
쓸쓸함을 읊은 가을 노래이다
주방언은 북송 수도 카이펑에서
사(詞)를 잘 지어 황제의 눈에 들었으며
기녀를 둘러싸고 에피소드를 남겼다
1127년 여진인들이 세운 금나라가
세력을 얻어 카이펑을 점령하고
휘종을 잡아 갔는데
주방언은 1121년에 서거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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