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이야기

소양강 갈대

guem56 2012. 10. 20. 12:39

가을 소양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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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운이 차다

 

육영수여사가 흉탄에 서거하사

눈물을 흘리시던 과학 선생님은

볼록렌즈와 오목렌즈의 촛점과 거리를 가르치시다가

 

가을이 되니

라마르크와 다윈 멘델을 말씀하셨다

 

용불용성은 라마르크가 주장했다는데

 

신체 어느 기관을 많이 쓰면 그게 진화하고

그렇지 않으면 퇴화한다

 

그래서 기린은 목이 길고

오리는 물에 뜨다 보니 깃털이 체온을 유지하느라 추위에 강하다

 

이래저래 맞는 말 같은데

언제나

옳고 그름이 있을 뿐 중간은 없어서

 

무슨 한자말인지 뜻은 모르나

(용불용성)은 틀린거고 다윈은 옳은거다 그렇게 이해했고

멘델은 아주 훌륭한 이론을 만들었는데

 

완두콩이 얽혀서 이런 저런 2세 완두콩으로 나오는 토너먼트 도표를 보면서

가을이 지나갔고

 

나는 강건너 중학교를 어느새 졸업했다

 

1798년

나폴레옹은 이집트를 원정한다

먼 미지의 땅을 점령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의 이익을 위해

나폴레옹 자신의 야망을 위해

그는 나일강에 갔고

200명 가까운 다양한 학자군을 동반해서

이집트의 모든 것을 알고자 했다

 

그런 와중에 알렉산드리아 근처 로제타에서 로제타스톤을 발견했고

뒤이어 밀어닥친 넬슨의 영국해군의 위세에 밀려

프랑스군은 패퇴했다

 

로제타 스톤은 그래서 영국으로 건너갔다

 

나폴레옹이 데리고 간 학자중에 조르푸아 생틸레르(1772~1844)가 있다

그는 박물학자로 라마르크의 영향을 받았으며

라마르크 생틸레르의 연구는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인터넷 백과사전엔

루소와 라마르크가 표본채집을 함께 했다는 기록도 한두줄 보인다

 

황금들판 아스라한 논에

메뚜기를 잡으러 다니던 날

그리고

 

음울한 가을날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저녁 도시락을 먹기전에

멘델의 완두콩표를 외우던 날

 

다 가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소양강엔 갈대가 있다

그땐 갈대가 무성했고

지금은 제방위 자전거길이 정리정돈이 되어

갈대는 넓은 밭을 잃고

제방에 기대어 초라한 세방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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