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서위글씨 이외수 물의 나라

guem56 2012. 10. 25. 16:47

원굉도가 지은

서문장전(徐文長傳)을 보면

명나라 시서화에 능했던

화가 서위의 일생이 간결하게 기술되었는데

읽는 사람에겐

 

삶이 무엇인가

비장한 맛을 던져준다

 

또한

서위는

금강산의 폭포에 떨어졌다는

최북을 연상시킨다

 

기행과 파란이 점철된 점은

역시 시서화 삼절에다

술에 젖어 살다간

당인(唐寅)을 능가하는데

저자 주막에 나도는 서위의 글과 그림을 챙겨야 한다는

원굉도의 글구도 남아 있다

 

어느날

서위의

글씨첩을 구해 보니

 

초서는 초서인데

획이 굵고 글씨가 물 흐르듯이 글자가 이어지기 보다는

한자 한자가 떨어져 있는 듯 한데

 

워낙 글자가 모인 전체 흰종이가

어지러워서

이 글씨가 행서인지 초서인지

그리고 전시대 어떤 사람의 글씨와 닮았는지 종적이 가물가물하고

 

내눈엔 어지러워서

 

인생도 기구한 곡절이 많고

글씨로 어지러워

덮었는데

 

하필이면 그 법첩이 가까이에 늘 있어서

그리고 제백석이 그렇게 서위를 추앙했다는 말이 늘 걸려서

 

다시 며칠 살펴보니

내  얕은 눈에 보이는 글씨의 격은 아직 모르겠고

 

서위가 지은 오언이나 칠언의 시는

한유시를 닮았는지

내용이 이해가 안가는지라

 

분위기를 보면 울분과 뭔가 채워지지 않은 갈망이

한(恨)으로 저림 장아찌가 된 듯 한데

 

자꾸 보면 나중엔

눈에 반가운 글씨로 남을 수 있겠다 싶은데............

 

화천에 산천어 축제

겨울이 오면

숱한 사람들이 몰려오고

 

화천사는

이외수가 글씨를 써서

화천 물의 나라

 

그런 큼직한 글씨를 여러번 보았는데

 

획의 처음과 끝이 굵고

가운데는 약간 야위었는데

 

눈에 확 띠고

어디서도 본 듯한 글씨가 아니던데

 

서위의 한자글씨와

이외수의 한글글씨는

전혀 안닮은 듯

글자의 마지막 결구가 굵고 선명한 것은 닮아서

 

숱한 사람 손금 다르듯이

글씨의 격과는 별도로

 

사람마다 자기 글씨를 만들어 내니

그것이 신기한데

 

아무튼 올겨울에도 눈이 내리면 화천엔

산천어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 텐데

지역주민들 속에서 박수 받으며 글씨 써 드리는 재주는 부러움을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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