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모옌 붉은 수수밭

guem56 2012. 10. 26. 16:06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영웅을 본지 10년이 지났다

 

그보다 더 10년전에

거리엔 붉은 수수밭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옛날 삶이 피폐했던

노비나 서민들의 애환이 짙게 서린

슬픈 영화같아서 못보고 넘어갔다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

모옌이 올해 가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찬반이 엇갈린다

모옌에게선

윌리엄 포크너나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분위기가 풍긴다거나

 

러시아소설가

고요한 돈강의 미하일 숄로호프와 그를 견주는

박수소리가 있는가 하면

 

노벨상위원회가 정신이 빠졌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린다

 

베이징 올림픽 행사장 치장에 관여한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는 장이머우 감독과 같이 공부한 사이일진대

 

아이웨이웨이가

모옌은 중국공산당이 비호하는 체제에 순응하는 작가라

노벨상 수상은 부당하다고 말했는데

홍콩에선 노벨상 취소를 요구하며 항의하는 시민들도 있다

 

그런데 모옌이 써낸 글의 목록과

글들의 양을 보니 장강의 물결이다

 

부지런히 글을 썼으며

글 내용은 대개 중국 현대사회를 살아온 민초들의

고생담이 많다

 

문학과 체제는 늘 엇갈리는 함수관계가 있다

 

태평성대에

인왕산의 바위와 금강산의 단풍을 그린 화인이 있는가 하면

전쟁과 당쟁의 와중에

필화로 목을 내놓은 문인들이 있다

 

러시아의 혁명

중국의 항일전쟁 문화혁명의 와중에 숱한 사람이

좌우의 편이 갈린 틈에 감옥에 가고 죽어갔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에

그림과 글을 남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며

강물처럼 흐르는 역사는

 

작가의 삶에 관계없이

작품의 품격을 따져 남길 만한 것은 후대에 남긴다

 

하여 살아서

삶이 풍요하면서 죽어서도 문명(文名)이

유전하기는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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