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질

신기질 청옥안(靑玉案)

guem56 2013. 1. 8. 11:30

靑玉案

 

 東風夜方花千樹

更吹落

星如雨

동풍이 건듯 불고

천 그루 나무에 화등이 걸려

별빛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

 

寶馬雕車香滿路

鳳簫聲動

玉壺光轉

一夜魚龍舞

귀한 말 화려한 수레가 거리를 메우고

피리소리

달빛은 휘황

밤새 어등과 용등이 춤을 추네

 

娥眉雪柳黃金縷

笑語盈盈暗香去

비녀와 금색실 늘어뜨린 여인들

웃고 떠들며 사뿐사뿐 향을 풍기며 다니네

 

衆裏尋他千百度

驀然回首

那人卻在

燈花闌珊處

숱한 사람들 속에서

천 번도 더 찾았는데

돌연 고개 둘러보니

저쪽 등불이 희미한 곳에 님이 서있네

 

 

 신기질은 금나라 땅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20대에

양쯔강을 건너 남송으로 탈출한다

 

남송의 수도 항저우엔 오랜 금나라와의 전쟁을 거치면서

두 가지의 기류가 있었다

 

 금을 무력으로 물리치고 원래 북송의 땅을 회복하자는 주전파와 금과 화의를 해서 안정을 취하자는 주화파가 있었다

대체로 주전파는 중앙정계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하고 남송은 풍요한 강남의 물산을 바탕으로 민중은 어떤지 몰라도 귀족층은 살기가 평안했다

 

신기질의 청옥안은 이러한 세태를 잘 보여준다

정월 대보름 화려한 밤거리 축제의 현장에서 지은이는 어떤 사람을 찾는다

 

사랑하는 연인인지

가슴에 품은 큰 뜻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빗댄 것인지 의미는 심장하다

 

양계초는 예형관사선<藝蘅館詞選>에서 이렇게 청옥안을 평했다.

( 自憐幽獨 傷心人別有懷抱 깊은 고독과 쓸쓸함이 묻어나서 마음이 울적한 사람이 보면 또다른 감회가 있다)

 

 

북송의 카이펑이 함락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휘종의 9번째 아들 조구가

갖은 고생을 하다가 항저우 린안에 정착하여

남송을 열고 나서

 

숱한 곡절이 있었고

장군 악비는 억울하게 죽었으며

시인 육유는 불우하게 양자강 유역을 흘러다녔다

 

이 두사람은 항전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주화파에게 밀린 것이다

 

신기질이 1160년대에 남송에 갔을 때도 겉으로는 열렬한 우국충정의 지사로 환영을 받았으나

정계의 주류에선 밀려나게 되고 그 또한 평생 울분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했다

 

남송 정권에서의 주전파 주화파의 권력다툼을 살펴보면

고려시대 정지상(묘청 김부식의 시대)이 살던 때금나라를 대해

또 고려말기 명나라에 대해

조선시대 청나라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취했던 정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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