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백낙천 서안 종고루

guem56 2013. 5. 8. 18:04

 서안은 중국 한나라 당나라의 수도 장안이다

 

종고루는 위그르 사람들이 장사를 많이 하는

회족거리 근처에 있는

명나라때의 성루로 시간을 알린다

 

서안시내 당나라때의 유적은 거의 사라지고

명나라 때 다시 축성했으나 그 자리는 같은지도 모른다

 

백낙천이 중서사인으로 지낼 때 숙직하던 날 읊은 시가 전한다

 

회족거리엔 간단한 음식을 파는 노점과 기념품 가게가 줄지어 있고

종고루 근처엔 오랜 된 교자가게 덕발장이 있다

 

요리를 주문하면 각양각생의 만두가 스무접시 내외로 나오는 유명한 만두점인데

중국요리 특유의 향이 있어서 많이 먹기는 어렵다

 

번잡한 식당 내부를 서성거리다 만두를 만드는 주방을 들여다 보니

숱한 일꾼들이 부동자세로 서서 높은 사람의 훈시를 듣기도 하고

어떤 이는 퍼질러 앉아서 정신없이 만두를 빚기도 한다

 

이 가게는 언젠가 한번 더 가고 싶기도 한데

화장실은 깨끗한 정도가 좀 떨어져서 흠이었다

 

어느날 천가시(千家詩)를 읽다가

백낙천의 종고루 시를 만났다

 

1200년전에 백낙천이 여기서 벼슬살이 한 듯도 하다

 

 

 

 중서성에서 숙직하는 날

 

사륜각에 오늘은 글 지을 일도 없고

종고루엔 물시계 소리

홀로 앉아 누구와 벗할까

자미화 앞에 앉아 있네

 

 直中書省

 

絲綸閣下文章靜

鐘鼓樓中刻漏長

獨坐黃昏誰是伴

紫微花對紫微郞

 

자미랑은 중서사인을 일컫는 별칭으로 여기서는 자미화 꽃을 마주하고 있는

백낙천 스스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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