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착각

guem56 2023. 12. 11. 09:50

 어느 땐가 

저 책을 힌 번 사서

읽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책이 내 손에 올때까지 조바심을 내다가

 

책을 마주해서 

삼백쪽 분량에 스무쪽 정도 읽고는

어디 책꽂이에 모셔 놓았다가 서너해 뒤

그 책이 여기 있었구나 한 적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날

 

책들의 알멩이는 멀쩡한데

책의 묵직함이나 가벼움을 알아보는 

눈썰미 수준이 좀 싸구려가 아닌가

 

또한 책을 어느 정도는 붙들고 앉아있어야 하는데

주의가 산만하거나

앉으면 누우려는 게으름도 두툼한 듯 하다

 

아무튼 앞으로 석달 또는 삼년

책들은 저만차 즈덜끼리 살라 하고

잠을 더 열심히 자야겠다

 

 

'글과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팅게일 톨스토이 세바스토폴 이야기  (0) 2022.01.12
<야마사키 도요코 불모지대>  (0) 2022.01.10
말년의 프로이드(Sigmund Freud)  (0) 2021.07.08
21탄사 (二十一彈詞)  (0) 2021.07.07
소순 변간론  (0) 202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