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두보 (강남봉이구년)

guem56 2010. 8. 28. 11:53

 두보(杜甫 Du Fu)를 시성이라 한다

중국 사천성 청두에 가면 그가 만년에 살던 두보초당에

많은 사람이 찾는 듯 하다

 

 그 초당에서 두보가 지었다는 강촌(江村)이란 시를 고등학교 2학년 한문시간에

배운 것으로 기억된다

 춘천 근처에 강촌이란 마을이 있어 더 기억에 남는 시다

 

 그 이듬해인지 국어책엔 두시언해가 실려있어서

(강남봉이구년)이란 시를 배웠다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正時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洛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기왕의 집 안에서 너(이구년)를 늘 보았더니

최구의 집 앞에서 (명창을) 몇 번을 들었던가?

참으로 이 강남의 풍경이 좋으니

꽃 지는 시절에 또 너를 만나 보는구나

 

....................................

 

 오늘 우연히 그 시를 다시 (당시삼백수)란 책에서 읽었다

두보가 내란이 일어나 어지러운 정세에 강남을 떠돌며 별세 바로 전에 지은 시라 한다

 

 지금 호남성 장사 근처 담주(潭州 Tanzhou)에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었으며 천이백년 세월을 두고 두고

시인 묵객의 서화에 오르내리는 시이다

 

당나라 현종 시절에 유명한 악공 3형제가 있으니

이구년, 팽년 , 학년 삼형제라 한다

팽년은 춤을 잘추고 학년과 구년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인(歌人)이었다

 

 태평시절에 기왕과 최구의 저택에서 이구년의 노래를 듣다가

강남에서 서로 늙고 피폐한 모습으로 만나 그 쓰린 장면을 간결하게 시로 담은 것이다

 

두보의 시

강촌은 유장해서 시름을 잊게 하고

이시는 인생의 그늘을 보게 하며

제갈공명의 사당을 찾아 지은 시는 위대한 인물에 대한 회고와

우국충정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