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황정민 부당거래

guem56 2010. 11. 8. 10:56

 가을은 깊어가고

언제나 그랬듯이 스산한 가을이

올해 더하다

 

후진타오는 프랑스 방문해서 듬뿍 돈을 풀어 물건을 잔뜩 사주고

오바마는 인도를 가서 미국물건을 푸짐하게 팔고

곧 이들을 포함한 세계의 리더들이 서울에 온다는데

 

시도 때도 없는 우울에 빠져

사람을 찾아 어둔 얼굴을 보여주느니

술을 마셔 속을 어지럽히느니

 

오래만에 영화를 보자고 마음을 먹고

예전과는 달리 점찍어서 <부당거럐>를 보았다

 

이 영화와 박중훈 안성기의 <인정사정 볼거 없다>와는

다른 점이 많으나

웬지 나는 그 영화를 다시 보는 듯 상당히 만족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웬지 뒷맛이 씁쓸하게 남는 그런 기분이 매우 적었다

 

씁쓸한 기분은

<색계>를 보았을 때, 주인공들이 비극적으로 처형되거나

그 일본이 주구 노릇을 한 양조위도 영화밖에선 중일전쟁의 종언으로 곧 죽는다는 사실... 그리고 목숨을 건 이민족의 억압아래 싸우는 세력이

저런 색정의 얼개에 과연 빠질 수 있나 하는 원작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고

 

강동원과 송강호가 나온 남북 첩보원 영화는

우리 민족은 아직도 저런 영화의 틀과 유사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생각하니 비감하였다

 

인정사정 볼거 없다에선 영화보고 나서 마음이 편했다

이 영화는 경찰과 범인의 추격전이 코믹하게 그리고 탄탄한 구성으로 전개된다

 

부당거래는 사회 현실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감탄했다

 

간단허니 이 영화에 대한 느낀 점을 적어보면....

 

1)각본이 탄탄하다

물론 반전이 두개 있다

진범이냐 아니냐의 반전

그리고 세 주인공중 누가 해피하게 결말을 맺느냐의 반전

 

이런 결과가 관객에 따라 불편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작가의 몫이 있고 관객은 개별적으로 얼마든지 불편할 수 있다

 

2)황정민의 연기력 대단하다

어둠 속에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은 초조 불안이 잘 섞여서

오늘날 힘들게 살아가는 여러 사람의 모습을 잘 응축해 놓았다

 

유승범  이 배우는 별로 연기를 잘할거라 기대를 안했다

부당거래에서는 부당거래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유해진은 잘 했고 그의 연기력에선 평년작이다

 

3)영화의 내용을 풀기는 좀 그러하여 소감을 다 쓰지는 못하는데

참으로 끝나고 나니

비감한 느낌 또한 엄청나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포스터 뒷벽은 지저분하구나 그런 느낌 때문에

슬펐고

 

내가 못살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자녀는 꼭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는 사회풍조에 뭐라 말할 처지가 못된다

 

F)이런 수준의 영화를 제작해서 관객이 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한국사회가 앞으로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감독의 역량에 박수를 보낸다

 

5)봉준호 홍상수의 영화에 이어 다음번엔 유감독 영화라면 혹시 보고 나서 내용이 기대에 못미쳐도 감독이름 보고 영화관에 또 갈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