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객가인(客家人 Hakka people) <vingt>

guem56 2011. 1. 29. 11:51

구제역이 강원도 심심산골까지 파고 들어

강릉 위추리(위촌리)수백년 된 도배식까지 취소가 되었다

 

설이 오면 고향으로 사람들이 밀려들고 떡과 만두국을 끓여 먹는

2천만의 대이동 열기가 1990년대 절정이었는데

농촌에 젊은 사람이 사라지고

초등학교가 뜬금없는 무슨무슨 연수원으로 바뀌거나

황량한 운동장에 이승복 동상이

닫힌 철문 너머로 외로이 서있으면서

설엔 인천공항과 스키장이 더 붐빈다

 

라오이(勞義)

아시안게임에서 100미턴 금메달 선수이다

 

라오이는 중국 남해안 허푸(合浦)가 고향이다

물고기 많이 나는 따스한 북해(beihai)바닷가

흙으로 지은 집이 라오이의 난자리이다

 

허푸 사람들도 설을 거창하게 지낸다

두 사람이 사자의 탈을 쓰고 고난도 묘기를 보이는

사자춤과 동네 사람이 고루 나눠먹는 붉은 색과 보라색의 중간쯤 되는

년고(年糕)가 설음식이다

 

허푸사람들은 객가인이 많다

정통 한족에 비해 소수이며

광시 홍콩 대만 말레지아에 퍼져 3,4천만이 있고

대만에선 객가어 방송이 있다

 

이들은 땅을 가지질 못해 전통적으로 상업에 종사해서 동남아로 퍼졌고

고생을 겪으며 돈이 많은 화상(華商)의 줄기가 되었다

 

큰 인물이 많으니 쑨원 덩샤오핑 리콴유등이 다 객가인이다

 

졸지에 서너달 강원감사를 지내고 야인이 된

이광재씨는 말하길 과거 등소평전기를 읽었다..고

 

아마 등소평이 좌절과 회생의 곡절을 겪으면서

오랜 기다림과 인고의 세월을 견딘 면을 거울로 삼겠다는 뜻이라 본다

 

1900년생 박헌영이 나이 스물에 상해로 망명했을 무렵

1904년생 등소평은 유럽의 파리로 간다

 

둘다 공산주의자였는데

고생은 아마 박헌영이 더 한듯도 하다

 

한사람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한사람은 세계최대의 강대한 중국을 만드는데 기여한 인물로 자리매김된다

 

등소평과 회담했던 키신저는 아직 살아있다

 

인생이란 그 인물의 기가 세면

역경을 뚫고 나오고

 

기가 세고 재주가 출중해도

시세의 역풍에 휘감기면 횡사하기도 한다

 

한끼를 건너뛰면 눈이 퀭해지고

먹을거만 눈에 띄는 장삼이사가

옌안2만리 장정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나는 인터넷 화면에서

중원 천지를 뒤덮는 백돌과

단기로 숱한 적군들 숲에 뛰어드는 흑돌을 보며

하루를 때운다

'동서남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하이 예원(豫園) <trente>  (0) 2011.02.21
스마트 폰 전쟁<vingt-six>  (0) 2011.02.15
축구 한일전 다네가시마 <dix-neuf>  (0) 2011.01.28
멕 휘트만 <quinze>  (0) 2011.01.24
중국제 스텔스 전투기 J20 <quatorze>  (0) 201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