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상하이 예원(豫園) <trente>

guem56 2011. 2. 21. 16:24

황푸강이 굽이를 돌아 흐르는 상하이 복판에

예원(豫園)이 있다

 

중국사람이며 관광객이 하도 밀려 들어 어깨가 부딪치고

사람이 밀려 나가는 예원상성 저자 거리를 떠나니다 보면

기념품점이 즐비하고 아이스크림 패스트음식점등이 빼곡하다

 

연못과 높은 성루사이를 헤매다가 갑자기 하얀 돌담이 있고

입장료를 받기에 그 안엔 좀 사람이 뜸하다 싶어 들어간 곳이

예원이다

 

정원에 대해 들은 바 없어 입장료만 비싼 허접한 곳인가도 생각해봤으나

오밀조밀한 건물 배치가 정밀하고 전체를 다 구상한 끝에 오랜 세월

사람이 만든 정원이다

 

회랑과 연못과 누각이 다한듯 하면 담벽이 있고 저쪽에 다시 회랑과 누각이 있다

예원 밖보다는 사람이 훨씬 적으나 그래도 많다

 

사진을 찍는 서양인들은 대부분이 독일 사람인듯 하다

독일 사람들은 너나 할거 없이 비만이거나 비만에 유사하고

얼굴이 붉다

 

잘 살고 고기며 치즈며 쏘세지를 많이 먹어서 그런 거 같다

 

시간이 많으면 어디 난간에 기대거나 앉아서 좀 오래 있고 싶으나

사진찍는 사람들에 뒤채이고 자잘하게 솟아오르는 먼지에 시선을 오래두고 머물기가 어렵다

만약 여길 다시 온다면 개인으로 와서 구경해야 할 듯 하다

 

다시 정원을 본다면 졸정원을 봐야지 예원을 두 번 올 거 같지는 않다

예원은 명나라 문인 반윤단(潘允端)이 16세기 후반에 20년에 걸쳐 그 부친께 보여드릴 요량으로 지었다는 이 정원은 서화며 조각품이 즐비하다

 

그리고 자세히는 볼 수 없었으나 지난 세월 청나라 말기에 중국이 외세로부터 고난을 겪으면서 숱한 중국의 우국지사들이 거쳐간 흔적이 많다

 

한나절에 살펴볼 만한 곳이 결코 아니며 여러 번와서 찬찬히 봐야 하고

관련유물은 두고 두고 살펴야 할 곳이다

 

삶이 바쁘니 대부분의 시간이 주마간산으로 지나간다

무엇을 좀 더 자세히 보고자 시간 때문에 그토록 아쉬워 하면서도

막상 밤이 되거나 주말에 한가해지면 시간아깝다는 생각은 멀리 사라지고

 

술먹으면서 그 다음날 생각해보면 전혀 필요하지도 않은 말을 힘주어 말하는 것이

장삼이사들이고 나도 확실히 그런 사람중  n분의1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