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유기 적천수<quarante-duex>

guem56 2011. 3. 14. 17:56

화면에서 보여주는 일본 미야기 후쿠시마 지역의 재난은

박중훈 말대로 해운대 영화화면보다 훨씬 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시민들이 이 아픔을 이겨내고 안정된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현재의 삶이 풍요하고 좀 잘 나갈때는 기쁜 마음에

미래도 그러려니 하고

앞날에 대한 관심이 적지만

 

오늘 사는게 힘들면 더 앞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그래서 지금이야 거리 모습이 달라졌다 하지만 미아리 고개엔 숱한 점집이 늘어서 있었고

신문마다 오늘의 운세가 실리며 사주 팔자 카페가 젊은이들 거리에도 눈에 띈다

주위에 돌아보면 사주를 보는 사람도 많고 아예

내가 스스로 사주를 살펴보고 싶어 배우는 사람도 많다

 

이런 저런 귀동냥으로 <적천수>란 책을 알게 되었다

어느날 시내 서점 서가에 있길래 냉큼 산지가 3년이 넘는다

 

서너번 펴보고 앞에 20페이지 정도는 자세히 보려 했으나

책이란 소설이건 과학서적이건 내 생각엔 읽는이와 코드가 맞는 책이 있다

적천수는 그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된다

책의 가치는 높은 듯 하나 나한테 안맞는 거 같다

 

우연히 적천수의 저자가 유기이고 이 사람이 주원장을 도와 명나라를 세운 건국공신이며

 

말년에는 모함을 받아 낙향하여 쓸쓸히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문관지>엔 그의 글이 두 편이나 실려 있어 내가 아주 오래전에 읽기도 하였으나

기억엔 남아 있지 않다

명나라 초기 글 중에 송렴이나 방효유의 글은 남았는데, 아마 문장도 사람을 가리나 보다

 

유기는 천문 풍수 병법, 시문에 두루 능해서 주원장의 핵심참모로서 양자 이남을 평정하고 원나라 세력을 몰아내는데 공을 세웠으며 초기 항몽전쟁과정에서 숱하게 발생한 중국 한족의 파벌싸움에서 주원장이 주도권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강서성이나 절강성엔 수많은 강줄기와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고 이런 곳에서 군웅이 할거하여 크고 작은 싸움이 숱하게 일었으며 유기는 화포를 운용하고 뛰어난 전략을 세워 숱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 언젠가 중국서지목록에서 유백온전집을 본 적이 있는데 구하질 못하였다

 

그가 적천수를 짓고 자신은 불우하게 (일설에는 반란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주원장이 그를 독살했다고도 한다) 인생을 마친 것을 보면, 미래를 안다는 것이 희망사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