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최문순과 등록금<Soixante-dix-huit>

guem56 2011. 6. 17. 16:13

주문진에 가면

석양이 아름다운 호수 향호가 있다

향호 3교 다리 아래로 호수물은 모래를 가르고 바다로 빠져나간다

 

그 아래 물이 얕아 어린이가 뛰어 놀수 있는 소돌 해수욕장이 있고

더 내려가면

흔할 땐 꽁치가 100마리에 만원 한다는 주문진 시장이 있다

 

여름에 가면 물회가 있고

겨울에 가면 연탄불 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양미리가 있다

 

주문진엔 강원도립대학이 있다

인구도 적고 대학도 적은 강원도의 유일한 공립전문대학이다

 

서울에서 멀고 개교(1998년)한 역사가 길지 않아

우수한 인재가 아직 너도 나도 몰려오는 처지는 아니다

 

나는 어쩌다 태어나 보니 강원도에 태어났다

산좋고 물맑아 내 고향이 천국인줄 알고 살았던 때가 9살때까지이다

 

일본사람들이 한국을 능멸하느라 만들었다는

창경원 동물원 구경을 못가보고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나는 내가 제일 못사는 서러운 감자바위가 고향이란걸 알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와 교육감을 뽑을 때 나는 선거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살다보면 별일이 있다더니

내가 찍은 지사와 교육감이 다 당선이 되었다

우여곡절이 많아서 올해 사월에 다시 도지사 선거를 했다

 

이번엔 아침 일찍 6시에 투표를 하러 갔었고 최문순 지사가 당선이 되었다

교육감 민병희씨는 무상급식과 고교 무시험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강원도 의회는 여당소속 의원이 압도적이어서 두가지가 다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최문순지사는 당선되자 마자 평창올림픽 개최선정의 난제를 안고 있다

강원도 자연의 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림픽 개최가 득이 되는지

나는 확신하지 못하나 발전이 더딘 평창과 배후도시 강릉을 생각하면

꼭 3수만에 성공하기를 간절히 빈다

 

최문순씨는 김유정마을과 붙은 정족리 출신이다

나는 그 동네에 가까이 살아 늘 정족리 사람을 만나고 정족리를 지나 다닌다

 

또한 최지사는 학교에 선배가 되기도 한다

최지사는 영어공부를 잘해서 대학원에도 진학을 했다

그가 지난날 등에 무슨 짐을 지고 다녔다

 

녹음기가 시원찮았던 시절에 영어공부하느라 커다란 녹음기를 지고 다녔다는데

기억이 가물하지만

나도 어떤 사람이 꾸부정하게 등짐을 지고 다니는걸 본 적이 있는 듯 하다

 

오늘 아침 내가 집에 배달되어온 신문에서

최문순C가 도립대학을 발전시키는 방안으로 등록금을 순차적으로 경감시키고

2014년이 되면 완전히 무상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기사를 보았다

 

무상급식도 그렇고

무상교육도 어떤 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거저거 장단을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강원도엔

무상급식을 해야 하고

그리고 도립대학같이 바닷가에 멀리 있는 신생대학엔 강력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나는 최문순 지사의 등록금의 순차적 감면과 완전 무상안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간만에 시원한 소식을 보았다

 

최문순씨가 이런저런 난제를 풀고 오래오래 관찰사 노릇을 했으면 하고 바라며

앞으로 그가 더 큰 인물이 되기를 염원한다

 

내가 감자바위에 태어나 받은 설움의 검은 구름을 그가

걷어내 주기를 바란다

 

향호리는 내 아내의 호적지이다

먼 훗날 주문진 도립대학이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소문이 날 것임을 나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