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영금정 <Cent huit 108>

guem56 2011. 7. 18. 12:38

바다를 보면

 

어제가 천년 뒤의 일처럼 아득하기도 하고

내일이 먼 날처럼 안개 속이라

또한 답답한 오늘을 산봉우리에 올라

내려다 보는 듯도 하여

 

갈까 말까 망설인 날이 한참 쌓이고 나서야

나는 바다에 갔다

 

벗들과 와서 갯배를 타던 곳

리유와 저녁을 먹던 집

여러 번 자리했던 영금정

동명항 횟집들

 

숱하게 왔건만

바다빛은 늘 색이 조금씩 다르고

바다를 벗어날 때 아쉬움은 한뼘도 줄지 않는다

 

나는 미시령 넘어 봄내 가는 길

그 시간에 깨어있는 것이 힘들어

파도소리에 소주를 마시고

버스안에서 생각을 잠재웠다

 

가을이 되거나 겨울이 오면

다시 여기를 오고 싶어하리라

 

세상엔 불확실한게 많아도

꼭 맞는 예언

재생되는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