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병과 치유)

삼칠근<Cent douze 112>

guem56 2011. 7. 25. 01:14

삼칠근이라는 약재가 있다

진사택의 본초신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최지제혈 외혈가알 내혈가금 붕루가제 (最止諸血 外血可遏  內血可禁 崩漏可除)

 

삼칠근은 지혈에는 최고이다

바깥에 흐르는 피나 몸안에 피를 제어하고 붕루를 막는다

 

삼칠근은 각처에서 생산되지만 서월(西粤)에서 나는 것이 성능이 좋다

 

서월은 어디를 말하는가?

운남성에서 동남지역 베트남과 광시성이 가까운 곳에

문산(文山 원산)이라는 곳이 있다

 

나무가 무성하고 습한 지역

이곳에서 중국 삼칠근의 다수가 생산되고 큰 규모의 삼칠근 시장이 상설로 열린다

 

중국 인민군의출판사(People's military medical press)에서 나온

백미중초약전설(百味中草藥傳說)이란 책에

삼칠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천목(天目)산에 한 노인이 삼칠이란 어린이를 만났는데

그 애가 동생의 다친 다리를 약초로 치료하였다

 

사연을 물으니 어느날 산에 갔다가

원숭이가 등나무 줄기를 타고 놀면서 그 아래 밭을 망치는 걸 보고

등나무 줄기를 끊었다

그런데 다음날 여전히 그 나무 줄기를 타고 놀아 신기하게 여기고 몰래 관찰하니

원숭이가 어떤 약초를 즙을 내어 나무줄기를 붙여놓는다

 

그래서 그 약초가 다친 다리도 이어줄거라 생각하고 동생을 치료하였다

노인이 그 약초 이름을 어린이 이름을 따서 삼칠이라 명명하였다는 전설이다

 

여러 의서에 보면 삼칠은 각혈과 토혈을 두루 치료하고

골절에도 쓰인다

삼칠근이 피를 다스리는 성약이라 혈삼이라는 별칭도 있다

이시진은 삼칠을 금불환(金不換)이라 불렀다

 

내가 삼칠근을 한때 많이 써봤다

생강덩어리처럼 생겼고 빛이 흙색인데 겉이 매우 딱딱하다

그런데 이 약초에는 약간 퀴퀴한 냄새가 있다

 

가루로 내어 쓴다 하는데 가루는 흙가루 같아서 약에 넣어 달이면

가루가 새어나와 뭉치는 감이 있어서

덜 쓰게 되었다

 

잎과 줄기는 인삼과 빼어닮아서 절사인삼(絶似人參)이라는 표현을 듣는다

 

혈액을 잘 다스린다는 약재엔 또한 천마가 있다

천마는 현기증과 활혈제로 쓰인다

그리고 지혈제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이 선학초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선학초는 염증에도 잘 듣는다

 

약초는 단방으로 쓰는 거 보다는 다른 약재와 배합하는 묘를 얻어야 더욱 효용이 증가한다

 

약초의 세계는 수의 조합처럼 어떤 약재와 같이 쓰느냐와 얼만큼 양을 넣느냐와 어떤 방법으로

약을 만드느냐의 여러가지를 고려하면 천변만화의 효용을 살릴 수 있다

 

 

사람은 게을러

책보다는 술을 찾고

밤이 깊으면 잠에 취한다

 

공부란 어렵고

약을 알게 된다 해도

써서 효용을 볼만한 병자를 때맞춰 만나기도 어렵다

 

하여 이것도 저것도 여의치 않을 땐 의사는 <내>가 먹어보는데서

위안을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