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돌아온 의궤...오렌지 파는 여인<Cent dix- huit>

guem56 2011. 8. 4. 16:01

강화도에 있던 의궤가 멀리 프랑스에 가서

오랜만에 돌아와서 그 전시회가 열리는 와중인데

 

알렉산더 기림스키(Aleksander Gierymski 1850~1901)란 폴란드 화가가 있습니다

폴란드 말이라 그 성씨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잘 모릅니다

 

얼굴이 마르고 우수에 찬 그의 사진을 보니

고생 많이 한듯 합니다

 

20세 전후에 뮌헨의 미술아카데미(Akademie der Bildenden)에서 공부를 했고

그 다음엔 이탈리아 로마로 갔습니다

 

마흔살 넘어서 폴란드의 남부 크라카우(Krakau)의 미술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다시 로마로 가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흔적과 생애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찾기 어렵습니다

 

2차대전때 독일군이 폴란드를 5년정도 점령하고 있던 시기에 알렉산더의 그림

 

<오렌지를 파는 유대여인>이 사라졌습니다

이름을 숨겨달라는 독일인이 수십년 가지고 있다고 돌려주어서

바르샤바로 돌아왔습니다

 

양쪽 뺨이 살짝 오목한 여인이 한손에 수건을 들고

한팔에 과일 상자를 들고 있는 그림인데

수건인줄 알았더니 뜨게질을 하는 모습입니다

 

고달픈 삶의 흔적이 보이나 그리 남루하거나

또한 뭐든 시들고 포기한듯한 모양새는 아닙니다

 

그 여인 뒤로 흐릿한 색상으로 안개에 쌓인 바르샤바 시내가

배경으로 들어서 있습니다

 

밀레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이 귀한 그림이 고국으로 돌아왔으니 그

밖에 숱하게 독일과 옛소련으로

흘러나간 폴란드 작품들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희망합니다

 

제주도에서 서울로 건너와

압록강을 건너 돌아오고

다시 일본으로 갔다가

이제는 고국에 자리한

세한도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