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앙겔라 메르켈<Cent vingt-huit 128>

guem56 2011. 8. 18. 16:57

소설가 이문구가

지금은 사라진 삼일고가도로 공사판에서

일당을 받으며 땀을 흘렸다는 글을 본적이 있거니와

 

인간은 건설하고 그리고 또 그걸 헐기도 하는데

50년전에 베를린 장벽이 들어섰고 30년 세월이 흘러서 그게 헐렸습니다

 

스탈린 보다 합리적이고 성격이 무른 사람이라고 알려진

흐르시쵸프가 61년 여름에 베를린에 장벽을 세운 까닭은

300만에 달하는 동독 지역의 고급인력이 꾸준히 서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이대로 두면 동독은 무너지고

 

그러면 공산블록자체가 와해될거 같아서 그런 강경책을 썼다고 하는데

소련내 매파들의 눈치를 보다 보니 벽을 세웠다고도 합니다

 

베를린 벽을 세우기 전 긴장관계에 있던 흐르시쵸프와

미국의 케네디는 곧 서로 다른 이유로 정계에서 나가고

장벽은 고르바쵸프 시대에 와서 이제는 헐립니다

 

 

그리스란 나라

연중 햇살이 따스하고 올리브 열매가 나는 지중해의 살기좋은 낙원이라

관광객이 붐비고

언덕이나 해안가엔 세월이 묵은 수도원이 장엄한데

 

이 나라의 자살율이 유독 낮은 행복지수가 높은 동네이나

주머니 지갑에 현금이 떨어져 유럽의 골칫거리 나라로 되었고

 

그래서 사코지와 메르켈이 자주 만나서 돈을 얼마나 융통해 줄것인가?

그리스 현금줄에 수혈하는 문제를 의제로 삼고 있습니다

 

사코지나 메르켈의 공통점은 둘 다 건강미 넘친다는 겁니다

메르켈(1954~)보다 별로 나이가 많지 않은 그리스 수상 파판드레우(1952~)는

나라 살림이 수년째 힘들고 자꾸 다른 나라에 손을 벌리다 보니

주눅이 들어서 그런지

훨씬 나이들어 보입니다

 

메르켈은 2005년에 수상 자리에 앉아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그녀의 풍성한 몸집처럼 독일이란 나라는 여전히 잘 살고 있습니다

 

메르켈의 아버지는 목사인데 메르켈 유년 시절에

목사 신분상 동서를 오갈 수 있었는지 동독의 템프린이란 작은 도시로 이주합니다

이런 까닭에 메르켈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동독에서 자라고

거기서 학교 다닙니다

말하자면 함경도나 평안도 출신의 여인이 남북통일 되고 나니

통일한국의 수장이 된 겁니다

 

동독과 서독은 실제 자국내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통일후 여러 잡음이 있었고 지금도 동서가 차이가 있겠지만

대세로 보면 알콩달콩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이 부러운 점이 있습니다

 

메르켈이란 여인은 외교가에선 요란한 목청이 없고

조용조용히 실리 외교를 하는 듯 하며

어떤 의미에선 유럽이나 세계무대에서 은근히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사람입니다

 

핵발전폐지 같은 사안에선 급진 폐지론자이고

아프간 등지의 인질 사태에 대해선 단호한 태도를 가지며

러시아어를 자유로 잘해서 그런지 러시아의 비위를 긁지 않으면서

대단히 친미적인 노선을 걷습니다

 

공부한 학위가 물리화학 분야인데

사회체제가 여러모로 다른 점이 있는 서독지역의 정계에 진출해

최고 자리에 오른것도 범상하지 않으려니와

그동안의 국내외 일한 흔적을 보면

우수한 지도자로 꼽아도 될만한 인물입니다

 

메르켈은 독일 수상으로 더 머물것이며

자리를 털고 나와도 박수를 오래 받을 듯 합니다

이런 사람을 수상으로 삼아 부리는 독일 시민들은 행복하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