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은 슈퍼집 아저씨로 잘 나오시는
김창완이
<나 어떡해>를 부르던 시절에
디어헌터가 상영되었다.
거대한 산에서
사슴을 사냥하는 장면
저 사슴이 죽으면
마이클도 닉도 죽는 것인가?
영화란 아무 정보가 없이
화면을 만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영화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들어가서
신비감이 줄어든다
영화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보게 되면
당혹감이 클 수도 있지만 감동은 더 생생하다
결혼식과 사슴사냥
영화가 산만하고 지루한 듯 하더니
월남의 포로수용소
그 생과사의 갈림길
마이클은 살아났고
닉은 죽었다
전쟁이 저렇게 참혹한 줄 몰랐다
고향에서 닉과 마이클을 떠나 보내고
정신이 나간 듯이 살아가는 메릴 스트립의
작은 집
창문을 두드리던 마이클
다시 친구를 찾아서 월남으로 가는 마이클
영화의 여운이 가시는 데 해를 넘겼다
그 외에도 내가 생각했던
월남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어렸을 때
월남(베트남)으로 가는 편지를 썼다
선생님이 걷어가시는 위문편지였다
베트콩을 무찌르는 국군아저씨
안녕하세요
이런 편지를 썼고
75년 4월 월남이 망했을 때
아침 조회에서 침통하시던 교장선생님
그리고 이 난국을 뭉쳐서
이겨내야 한다던 윤리 선생님의
얼굴이 겹치면서......
디어헌터는 오래 오래
기억에서 맴돌았다.
강산이 바뀌어
숱한 내 아는 사람들이
하롱베이와 사이공을 다녀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국의 풍물을 보러 관광길을
오늘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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