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푸른소금 천정명<Cent trente-six 136>

guem56 2011. 9. 5. 11:21

비가 거의 매일 내리던 7,8월이 가고

모처럼 하늘이 파란 가을이 된 어느날

정말 하늘이 파랬다

 

그리고 구름이 살금살금 하늘위로 움직이는 것이 보이는

가을 오후였다

 

나는 대충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고

틈이 나는 시간이 있길래 책을 볼까 하다가 영화를 보았다

 

 

송강호 하고 무슨 팔자인지 이 사람 나오는 영화는 결석이 거의 없다

습관이나 반복이 무서운게

뭐든 오래 하다 보면 정들고 처음엔 아는 듯 한데

정말 그게 그렇게 되는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송강호 연기 잘한다 하는데 나는 그런줄 모르다가

어느날 보니 저만한 사람도 드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이웃나라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스타로 뜰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푸른 소금

제목에 푸른이 들어가 그런지 푸른 색이 많았다

가을하늘을 닮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마음을 졸인점은 과연 송강호가 살해 당해는가 그게 초점이었고

신세경은 어찌 결말을 맺는가 였다

 

킬러 김민준이 살아나면서

이 영화는 보기 드물게 잔혹하게 죽이는 장면이 희소한 조폭영화였다

모든 조폭이 저렇게 따스한 마음과

 

 

아마존 강물 만큼이나 인간성이 도도히 흐른다니 영화는 영화다

 

 일본말인데 조선땅에서 아직도 쓰이는 말로 왁꾸라 하던가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치고는 앞뒤가 느슨하고 연결이 잘 안된다

 

죽이러 오는 자가 주위에 맴돌고 있는데 한가하게 황태국을 끓일 사람은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받쳐주는 장점도 많다

 

나에겐 그 만원 두장을 내면

찌그러졌으나 엄청나게 큰 귀도 없는 남비

 

거기다가 해물을 넣어 셀프로 안주 끓여 술마시는 바닷가 그 선술집을 본거만으로도

영화값은 충분히 했다

 

그런 술집이 실제 있는지 모르나

만약 있다면 부산의 술꾼들은 복받은 것이다

 

파도 소리 들어가며

희미한 전등아래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해물과 국물에 소주를 마신다면

인생고해 시름이 짙어도 그걸 풀만한 데가 맞춤하다 볼 수 있다

 

바닷내를 좋아하고 해물에 군침을 흘리면서 내륙의 어설픈 도시에 산다는 건

일종의 작은 천형이다

 

천정명

이 영화를 보면서

저런 부하나 후배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었고

킬러조직의 보스 윤여사는 어울리는지 어색한지 지금도 판단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