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리 이야기

홍천강.......제곡리 최승희<Cent quatre-vingt-huit 188>

guem56 2011. 12. 10. 10:55

가을 찬바람 불고

외양간 위에 하늘 높은 밤나무가

밤송이를 다 떨구면

 

아침 초가 지붕엔

고드름이 달리고

까막 까치 소리

새벽 닭울음이어 멀리 퍼지는데

 

먼산 금은산은

흰눈에 덮여 아스라 하고

긴 긴 여름날

 

허연 물줄기를 뿜어내던 저수지는 고요에 젖어든다

봄여름 황새가 날고

긴 겨울 눈에 덮힌 금은산은

사시사철 물을 내리고

저수지를 거친 물이 흘러

 

유치리 시동

11사단 취사장에 밥물이 되고

흘러 흘러 양덕원을 거쳐

 

제곡리 노일리로 흘러들어

소매곡리를 돌아든 화양강물을 만나

서면 팔봉산으로 휘감는다

 

돌아보면 내 삶은

늘 홍천강가 언저리를 맴돌았다

 

어느 추운 겨울날

인터넷에 뜬 스카이 사진을 따라 가보니

가재 잡던

시동 개울물이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 난자리

제곡리

마을을 지나 노일리로 흘러든다

 

예전에 그 제곡리에 있었다던

서당의 원형을 나는

시동에서

이제는 흔적도 사라진 물레방아와 함께 기억한다

 

서당 자리는 모르고

아마 사서인지

 

누런 한문책을 끼고

한문 배우러 간다던

이름은 잊은 동네 아제가 생각난다

 

저아래 이십리길 시동 장터를 훨지나 양덕원

중학교 댕길 월사금이 늠흐 비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