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리 이야기

바츨라프 하벨 <Cent quatre-vingt-seize 196>

guem56 2011. 12. 21. 12:50

요즘 김상희의 노란 샤쓰 입은

 

이런 노래가 텔레비젼에 광고로 나온다

 

단벌신사 그리고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그런 노래가

누런 색 스피커에서 흘러 나올 무렵

 

유치리 살구꽃 피던 집에는

National이라는 상표가 달린 작은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어왔고

 

거기서 어느날

 

소련군 탱크가 들어갔으며...

알렉산더 두부체크 대통령은 ..두부체크 두부체크

 

사람 이름에 무슨 두부가 들어가나 어린 나이에 그리 생각해서

그 뉴스가 아직도 귀에 맴도는 그해는 프라하의 봄이었다

 

매화학교에 이 규방이라는 선생님이 계셨다

어린 학생들에게 수업을 가르치시는 와중에

기관총은 체코제가 좋다

 

하루 종일 쏴도 뜨거워지질 않는다...

 

아마 625때 인민군이 체코제 무기들을 가져왔고

그런 말씀을 들었는데...열살짜리 아이들에게 흘리신 모양이다

 

그래서 체코란 이름을 들었고

그 체코와 함께 둡체크 대통령이름을 들었으며

중학교 가서야

 

1968년 프라하에 그리고 한참 전에

부다페스트에 소련 탱크가 들어가서 자유를 억압했다고

도덕 책에서 흑백 사진을 보았다

 

하벨의 일생은 고단했다

극작가인 그는 소련군이 진주한 이후로 감시를 받았고

연극은 취소되었으며 감옥엘 들락거리고

몇년간 죄수로 있었다

 

89년 체코에 진짜 봄이 왔을 때

그는 살아났으며

대통령이 되었다

재임 초기에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합의하에

조용히 분국했다

 

그는 그 전해 92년에 한국정부 초청으로 청와대에 와서 노태우와 회담했다

 

하벨은 10년간의 대통령직을 그만두고 나서 다시 극작가로 돌아왔다

 

그의 작품엔 카프카의 영향이 있으며

그는 신이 없는 시대(Godless World)를 보여주는 부조리극을 썼다고 전한다

 

부조리란 말은 일본사람들이 The absurd를 번역한 것이라는 풍문도 있는데

썩 따라 쓰고 싶지는 않으나 현재 내눈엔 마땅한 단어가 안보인다

 

카프카는 독일어로 글을 쓴거 같고 아마 하벨은 체코어로 썼는지

약력에 소개된 작품의 단어가 낯설다

 

삶은 바쁘고

그 와중에 읽을 책은 몇 권 안되는데

서울 어딘가에선 하벨의 작품이 연극으로 무대에 올라간듯도 한데

 

그 분의 명복을 빌며

기회가 되면

하벨 극의 줄거리라도 귀에 들렸으면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