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병과 치유)

오유성 잡기론 <Cent quatre-vingt-douze 192>

guem56 2011. 12. 15. 14:45

지금은 사라진 경인방송에서

2100년이 시작되는 시간에

신중현 선생의 콘서트를 방영했다

 

그렇게 새천년이 시작되고

지구상에 행복한 일만 가득해야 했으나

 

여전히 총성이 울리고

살림살이는 힘들었는데

 

중국 쓰촨 윈난 또는 광뚱

서남부 습하고 온도 높은 지대에서

사스라는 전염병이 발생하여

 

아시아 유럽까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연이어 조류독감 그리고 H1N1이라는

멕시코지역 돼지에서 유래했다는 유행성 급성 전염병이

돌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이 죽고 입원하고

주사를 맞고 어느 구역은 폐쇄조치를 당하고

온갖 법석을 떤 뒤에 지금은 조용하다

 

오유성은 중국 쑤저우(蘇州) 태호 주변 동정산 사람이다

생몰연대는 알길이 없으며 명말 청초에 소주 지역에서

역병에 걸린 많은 사람을 구제한 명의이다

 

소주지역은 오월동주 고사에 나오는 오왕의 도읍지라 하고

기후가 온화하고 물산이 풍부해서 옛부터 인구 밀집지역이다

 

대병후필대역(大兵後必大疫)이란 말이 있다

전쟁이 휩쓸고 가면 그 다음엔 병이 돈다는 말이다

 

1640년대는 명나라에 내우외환이 들끓던 때다

북쪽 산해관엔 북경을 노리는 청나라 군대가 진을 쳤으며

중국내륙엔 농민반란이 기세를 얻어서

천하대란기였다

 

1641년 신사년에 저쟝성 안휘성 지역에 역병이 크게 돌았고

전래의 상한방은 효과가 없었다

 

오유성은 1642 임오년에 온역론(溫疫論)이란 책을 펴냈고

여기에서 잡기(雜氣)설을 주장했다

 

지금 여기 번지고 있는 역병은

유하간이 말하는 풍한서습조화의 6氣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전혀 다른 잡기 역기(疫氣)에서 병이 온다

 

이 병은 급히 퍼지고 위중하기에

 

완자조발석사

급자경각이망(緩者 朝發夕死  急者頃刻而亡)

 

병이 느리게 오면 아침에 걸려 저녁에 죽으나

급하면 한순간에 죽는다

 

오유성의 시대나 21세기나 인플렌쟈 전염병은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이다

 

코흐가 결핵병원체를 발견한 때는 1882년이며

파스퇴르가 병의 자연발생설을 비판한 때는 1861년이다

 

현미경이 없던 오유성이 미생물의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했으나

그는 전염병의 속성을 잘 파악하였다

 

그가 남긴 의안을 보면

 

병이 걸린 환자가

사지를 제대로 못움직이고 혓바늘이 엄청 돋고

몸이 굳어지자 승기탕을 썼는데

효과가 없었다

 

그는

약경병중(藥輕病重)

 

병은 독한데 약효는 적어서 그렇다 하면서

대황을 엄청 증량하여 약을 처방하고 환자는 소생하였다

 

이번 사스나 조류독감에

금은화 황금같은 청열제

팔각류의 향신제

마늘 겨자 김치 고추냉이같은 맵고 해독력 있는 식재료가

질병억제및 치료에 그 정도의 정확한 값은 모르겠으나

유효성이 있음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