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오리엔트 열차..... 아가사 크리스티

guem56 2012. 5. 15. 15:36

싱싱했던 기억력은

그 존재 유무 자체가 추억이 된다

 

황금벌레

아르센 루팡

 

그런 책은 그런 이야기는 제대로 원분량을 본 게 아니라

어린이용 만화나 도서로 본것이고

그나마 어린 시절엔

낙장이 많아서 내용이 연결이 잘 안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열차 살인사건>

이 이야기를 내가 어디서 언제 읽었는지 기억에 없다

 

문고판 책을 빌려서 보았는지

늦은 여름 어디 친구나 친척집에 놀러 갔다가

 

애매하니 홀로 된 시간에

앞부분 보다가 결론의 뒷마당만 보았는지 모르나

어쩌면 명화극장에서 빛바랜 흑백영화의 일부를 구경한지도 모르고

 

아무튼 사람은 죽었는데 누가 죽였을 거 같은 가능성이 부정되는

상황이 어렴풋이 뇌속에 저장되어있다

 

알프레드 테니슨의 이노크 아든도 그렇다

이건 아마도 어느 어린이 잡지 부록에 만화로 나와서

난파되어 생사 기로에 서고 고향에 갈 거 같지 않은 이노크 아든의

막다른 정황이 다음호 뒤편을 못읽어서 안타깝게 남은지 강산이 지났다

 

크리스티는

테니슨, 프르스트를 즐겨 읽었고

시벨리우스 음악을 좋아했다

 

말년엔 영국 남서부 해안가 그린웨이에

전원풍의 호사한 집에서 편하게 살았으며

이 집은 내셔날 트러스트에 위탁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1차대전 시기에

병원에서 약을 다루는 부서에서 일을 해 독약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그런 경험을

소설속에 잘 녹여냈고

 

재혼한 남편 막스가 고고학자이다 보니

동행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지를 여행하면서

오리엔트 특급 기차 이야기를 작품 무대로 사용했다

 

기원전 12세기 앗시리아의 수도가 된 님루드

티그리스 강의 상류지역이며

오늘날 모술과 가까운 이곳은 고대 유물이 엄청나게 쏟아진 곳이고

영국인들은 아시리아의 커다란 유물을 런던의 박물관으로 옮겨 놓았다

 

이스탐불에서 떠나는 오리엔트 특급은

120년 넘는 세월을 3세기에 걸쳐 운행했으나

저렴한 가격에 두시간이면 날아가는 비행기에 밀려 이제는 사라졌다

 

이스탐블에서 부다페스트 비엔느 뮌헨을 거쳐 파리로 가는 북노선과

소피아 베오그라드 밀라노를 거쳐 파리로 가는 남행선

그리고 아테네에서 파리로 가는 노선도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푸짐한 음식을 즐기고

어둠이 스미면 커텐을 내려 잠을 자던 그런 열차는 이제 별로 없다

 

통리역 도계역을

깊은 밤 아니면 이른 새벽에

더운 김을 내뿜으며 덜컹 거리던 기차를 타보던 때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읽은 듯 하고

이제 모든 건

기억의 저편 언덕으로 몰려 갔으나

지구촌 어디선가 크리스티의 <쥐덫>은 공연이 되고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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